제주도에 올레길이 있다면 고성에는 ‘고성갈래구경(九景)길’이 있다. ‘고성갈래구경길’은 산에서 호수, 호수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천혜의 자연을 도보여행이나 자전거라이딩 통해 구석구석 만끽할 수 있도록 마련된 힐링 코스다. 최근 남북의 평화분위기로 접경지역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걷기 열풍이 맞물려 전국의 걷기 동호회와 자전거 동호회의 트레킹 코스로 각광 받고 있다.
‘고성갈래구경길’은 지난 2011년 (사)강원고성갈래길본부(사무국장 홍의현)가 지역 내 숨어있는 아름다운 길들을 직접 발굴하고 GPS를 이용한 정확한 답사과정을 거쳐 9개의 구경길과 5개의 자전거 코스로 완성했다.
■제1구경길 관동별곡 8백리길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통일전망대에서 고성군과 속초시 경계인 용촌리까지를 연결한 코스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해파랑길(일명 관동별곡 8백리길)이 해안가 주변으로 펼쳐져 있다. 총거리: 65.2km, 소요시간: 19시간.
■제2구경길 금강산 해탈의 길
우리나라 동해안 최북단 마을인 현내면 명파리에서 간성읍 흘리 진부령 미술관을 경유해 마산봉을 거쳐 토성면 용촌리 까리따스마테오 요양원까지의 이어지는 코스다. 우리나라 4대사찰 중 하나인 건봉사가 있으며 석가모니 진신치아사리8과(강원도 지방기념물51호) 중 5과를 친견할 수 있다. 총거리: 90km, 소요시간: 29시간 20분.
■제3구경길 화진포 둘레길
동해안 최대의 자연 호수인 화진포(강원도지방기념물 10호) 호수 16km를 둘러 볼 수 있는 코스다. 넓은 갈대밭 위에 수천마리의 철새와 고니가 날아들고 울창한 송림으로 둘러싸여 경관이 빼어나 예로부터 주변에 유명한 별장들이 많았던 곳으로 이승만, 김일성 등의 별장을 관람할 수 있다. 총거리: 20.3km, 소요시간 6시간 10분.
■제4구경길 건봉사 유적지탐방길
거진항에서 송정리, 초계리, 해상리, 건봉사를 지나 어천리 허브농장과 고성산 관대바위를 구경하고 수성샘터에서 목을 축인 후 샘터골을 넘어 북천교까지 이어지는 코스다. 송강리와 건봉사까지의 거리는 6km 정도이지만 예전에는 군사시설 보호지역으로 되어있어 군인의 통제를 받은 후에야 건봉사로 갈 수 있는 불편함이 있었으나 지난해 해제되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총거리: 38km, 소요시간 11시간 20분.
■제5구경길 진부령하늘 심산 유곡길
진부령 미술관에서 산세가 떡을 치는 암반처럼 생겼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진 흘리 암반대기를 거쳐 사계절 아름다운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고성산 관대바위까지 펼쳐진 임도길을 지나 (주)강원심층수에 도착하는 코스다. (주)강원심층수를 방문하면 심층수 체험을 할 수 있고, 다시 500m 떨어진 곳에는 싱싱한 자연산 활어회를 먹을 수 있는 송지호 해변과 오호항이 있어 길을 걷는 마니아들의 피로를 풀기에 안성맞춤인 등산로이다. 총거리 39.7km, 소요시간 12시간 40분.
■제6구경길 관대바위 산소길
진부령 정상(해발520m)에서 미술관을 관람하고 동해바다가 있는 동쪽 방향 북천교까지 가는 코스다. 옛날 선비들의 갓 모양을 닮았다고 불리는 고성산 관대바위에는 지네와 산약초, 독사가 많이 서식하고 있어 생태계의 보고이며 한방을 좋아하는 한약상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총 44.3km,소요시간 14시간.
■제7구경길 송지호둘레길
관동별곡 8백리길에 접한 송지호관망타워에서 서북쪽 방향의 호수와 숲과 바다가 어우러진 송지호 둘레길은 구경길 중 중 가장 짧고 난이도도 평이해 초보자도 쉽게 도전해 볼 수 있는 코스다. 총거리: 10.7km, 소요시간: 2시간 30분.
■제8구경길 새이령 가는 길
고성 8경 중 하나인 천학정에서 출발해 자연적으로 형성된 야생화 군락지를 2.5km 지나 새이령 정상을 넘어 다시 천학정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주요 볼거리는 동해바다의 신비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기암괴석의 깎아지는 듯한 해안 절벽위에 건립된 천학정으로 풍광이 아름답고 남쪽으로는 청간정, 북쪽으로는 능파대가 가까이 있어 한층 멋스러움을 더한다. 총거리 : 38.6km, 소요시간：12시간 40분.
■제9구경길 신선 만나러 가는 길
관동별곡 8백리길에 접한 켄싱턴 리조트를 출발해 세계 잼버리장을 지나고 화암사를 거쳐 다시 켄싱턴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신라 혜공왕(서기 769년)때 창건된 사찰로 천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화암사와 신선들이 놀고 갔다는 신선대를 볼 수 있으며, 신선대에서 신선봉으로 가는 6km의 천국문이라고 불리는 바위틈은 등산로가 위험해 일반등산객이나 노약자가 등정하기 어려운 난코스다. 총거리: 42.4km, 소요시간: 15시간 20분
구경길 외에도 자전거 마니아들을 위한 5가지 테마의 자전거 트래킹 코스가 마련되어 있다.
우지현 기자 orrola@hanmail.net
고성 갈래구경길을 찾은 탐방객들이 제6구경길 관대바위 산소길을 지나고 있다.
고성 8경 중 하나인 천학정의 모습.
천년의 고찰 화암사길.
---------------------------------------------------------------------------------------------
주말 관광객 2백~3백명 방문…지속적 관리 필요
갈래길본부 회원들 자원봉사…군, 전문교육 계획
고성군은 지난해 ‘고성갈래구경(九景)길’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증가할 것에 대비해 갈래길 본부회원들의 역량강화를 위해 고성갈래길 관련 조례안을 개정했다.
군은 전문 숲해설사와 트레킹 전문가들을 초빙해 정기적으로 고성갈래길본부 회원들을 대상으로 전문교육을 해나갈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현재는 본부회원들이 단순한 길 안내 정도에 그치고 있지만, 역량강화를 통해 ‘고성갈래구경(九景)길’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고성갈래길본부에는 40명의 회원들이 자원봉사로 활동하고 있다.
홍의현 사무국장은 “최근 개인 관광객과 동호회들의 방문이 많아져 주말에는 하루에도 200~300명이 구경길을 찾고 있다”며 “회원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양성교육과 함께 처우개선에도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했다.
고성갈래길본부은 군으로부터 연 500만원씩 지원받아 코스 정비, 노선 탐사 경비로 사용하고 있다.
고성갈래길본부를 처음 창설하고 코스를 발굴한 최선호 금강산림센터 대표는 “고성갈래구경길을 홍보하기 위해 송강축제걷기대회, 송지호 둘레길 걷기대회를 개최했으나 4년 만에 중단됐고, 갈래구경길을 담당하는 부서도 신성장개발과에서 건설과로 또 관광문화체육과로 변경되면서 지속적인 개발과 관리가 안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또 “홈페이지도 업데이트가 안 돼 틀린 부분이 많아 관리가 요구된다”며 “DMZ관광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지금 새로운 관광자원의 개발도 중요하지만 현재 마련된 관광자원을 잘 관리해 존속시키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했다. 우지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