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발생한 양양산불의 원인규명이 어려워 자칫 미궁으로 빠질 우려가 높은 가운데 송이산주들의 피해보상이 막막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속초경찰서와 양양소방서, 동해안산불방지센터, 양양군, 양양국유림관리소 등 5개 기관은 지난 4일 오전 10시 30분 산불발화지점인 양양 서면 송천리 마을입구 주변에서 합동감식을 벌였다.
1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합동감식에서는 산불 발생 당시 목격자 진술과 인근 CCTV 녹화화면 등을 토대로 발화지점을 송천리 마을진입로에 설치한 떡판매장 앞으로 특정하고 다양한 개연성을 살펴봤다.
특히, 합동조사단은 차량통행이 잦은 국도변에서 산불이 발생한 점 등을 미뤄 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당시 주변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와 발화점 주변에서 수거한 담배꽁초, 목격자 진술, 마을진입로 입구에 설치된 CCTV 녹화화면 등을 세밀하게 분석했다.
하지만, 조사 진행 과정에서 살펴본 CCTV 녹화화면이 소나무 2그루에 가려 결정적 단서를 찾지 못한데다, 담배꽁초와 산불 발생 과정이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지를 규명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날 감식을 진행한 요원들은 “감식은 했지만 담배꽁초와 CCTV 화면분석 결과 등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고, 필요하다면 추가 감식도 벌일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속초경찰서 과학수사대는 CCTV 녹화화면과 목격자 진술, 감식 자료 등을 종합해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이번 산불의 전반적인 업무처리를 양양군에 이관하기로 잠정 결정하고 향후 추가 자료도 수시로 제공키로 했다.
이처럼 양양산불 원인규명이 오리무중에 빠질 공산이 커지면서 이번 산불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은 송이농가들의 대책마련에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현재 이번 산불로 피해를 입은 송이농가는 잠정적으로 8~9농가에 면적도 상당히 넓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원인규명이 안 될 경우에는 보상은커녕 간벌과 조림 밖에 지원 받을 수 없어 생계에 타격이 우려된다.
이와 관련, 산불피해 송이농가들은 지난해 송이철 농가당 1,000만원 안팎의 공판 전표를 가지고 있어, 논란이 일 전망이다.
피해 농가들은 “실화에 의한 것인지조차 원인규명이 안 되면, 우리는 누구에게 보상 받아야 할 지 막막하기 때문에 정확한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군 관계자는 “아직 합동감식 조사가 진행 중이고, 추가 자료들을 인계받아 더 구체적으로 조사해야 하는 만큼 시간이 필요하고, 결과가 나오는 중간에 정확한 산림피해와 송이산지 피해 대책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1일 오후 4시 12분경 발생한 양양 서면 송천리 산불은 축구장 면적의 28배인 산림 20여㏊를 태우고 인명과 주택피해 없이 이틀 만에 완전 진화됐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양양산불 합동감식반이 지난 4일 발화지점에서 감식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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