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700만명이 찾는 국가대표 관광도시인 속초시에 관광객들이 즐길만한 제대로 된 대표축제가 없이 빈축을 사고 있다.
본격적인 겨울철을 맞아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도내 겨울축제장으로 몰려들고 있지만 속초시는 마땅한 겨울축제 하나 없는 데다, 봄·여름·가을철에도 전국적으로 내놓을 만한 대표 축제가 없어, 국내 대표 관광도시 위상에 맞는 축제 발굴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원도 등에 따르면 도내 겨울축제장인 화천 산천어축제, 홍천강 꽁꽁축제, 평창송어축제장에는 연일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등 국내 대표 겨울축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반면, 속초시는 그나마 있던 붉은대게축제가 올해는 열리지 않아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도내 다른 겨울축제장과 비교가 되고 있다.
붉은대게축제는 지난 2017년부터 매년 2월 청호동 속초수협 부두 일원에서 개최됐지만, 올해는 시 집행부가 “붉은대게 단일 테마로는 겨울철 지역 대표 축제로 발전시켜 나가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다”며 올해는 축제 개최를 유보했다.
붉은대게축제는 개최 첫 해인 지난 2017년에는 관람객들로부터 많은 호평을 받았지만, 지난해 2월 열린 2회 축제 때는 한파에다 축제일정이 평창동계올림픽과 겹치면서 관람객들의 관심이 떨어져 개선의 목소리가 나오는 등 엇갈린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국내 대표 관광도시인 속초시에 겨울철에 이어 봄과 여름·가을철로 이어지며 사계절 내내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어들일 수 있는 대표 축제가 없다는 점이다.
시는 90년대 후반부터 겨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설악눈꽃축제’, ‘속초불축제’ 등을 잇따라 개최했지만, 온난화 현상과 운영미숙 등으로 번번이 실패했다.
여기에다 지난 2004년부터 속초의 8월 여름밤을 음악 열기로 뜨겁게 달궜던 대한민국 음악대향연도 지난 2016년 시의회가 투자에 비해 성과가 부족하다며 예산을 삭감해 개최가 중단됐다.
이후에는 강원도투자심의위원회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해 개최되지 못하고 있다. 강원도는 무분별한 축제 난립을 막고 우수 축제를 지원하기 위해 축제경비가 3억원 이상이면서 매년 반복적으로 치러지는 축제의 경우 3년 단위로 도투융자심의위의 심의를 받도록 하고 있는데, 음악대향연의 경우 “지역의 독특한 문화적 콘텐츠가 포함돼 있지 않고 지역경제에 도움이 안된다”는 이유로 불승인 했다.
지난해 여름에는 음악대향연 후속으로 ‘2018 그랜드페스타’ 개최가 추진됐지만, 민간투자사 대표의 건강상의 문제 등으로 무산됐다.
현재 전국적으로 화천산천어축제, 김제지평선축제, 보령머드축제, 진주남강유등축제, 안동탈춤축제 등이 국내 우수 축제로 평가받으면서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지역 관광브랜드를 높이는 효자역할을 하고 있다.
한 시민은 “국내 대표 관광도시인 속초시에 전국에 자랑할 만한 대표 축제 하나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며 “국내 대표 관광도시에 걸 맞는 축제 발굴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속초시는 “음악대향연이 지난 2016년부터 잇따라 열리지 못해 올해는 도투융자심의위의 심의를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음악대향연 부활과 5월 개최 예정인 시민의 날 행사를 지역 예술제와 연계해 확대 개최하는 방안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하는 등 지역의 관광브랜드를 높일 수 있는 대표 축제 발굴에 실무 부서가 중심이 돼 다양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지난해 열린 붉은대게축제 경매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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