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살’은 카페이름이다. ‘속초에 살다’의 애칭이다. 우리 지역에서 처음생긴 실버카페다. 언뜻 어감이 생소하고 점잖지 못하게 들릴지 모른다. 그러나 홍보가 절실하기에 기억되는 이름이길 바라는 마음에서 필자가 작명하고 개소식에서 공개적으로 드러낸 이름이다. 개소식 전에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미 회자되고 불리었던 이름일수도 있다. 그래도 어찌 하겠는가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다. 물론 저작권 등록을 안했으니 권리랄 것도 없는 주장이다.
개소식 장면을 이어간다. 필자가 인사말을 질문으로 시작했다. “커피는 누가 내리는 것이 맛있는가?”라는 물음이다. 물론 아무도 대답하는 사람은 없었다. 전제를 모르니 이보다 막연한 질문은 없었을 것이다. 세상에는 커피를 내리는 유명한 사람들, 이름 하여 ‘커피바리스터’가 얼마나 많은가! 커피에는 쓴맛과 단맛을 포함해서 크게 7가지, 아니 오만가지 맛이 있다고 하기에 “적어도 인생의 쓴맛과 단맛을 아는 분들이 내리는 커피가 가장 맛있는 커피가 아니겠는가!”라는 자문자답의 넌센스 퀴즈로 ‘속살’의 정체성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속초에 비로소 새로운 커피명소가 생겼노라고 강변을 이어갔다. ‘속살’이 듣기에 비록 간지럽고 요즘 표현으로 ‘오글거리는’ 애칭일지 모르나, 어린아이 속살 같은 부드러운 심정을 가지신 어르신들이 만들어 담아내는 커피야말로 명품커피가 아니겠는가! 그래서 ‘속살’의 희망 예찬은 어르신 일자리 창출의 새로운 단계의 버전 업이라 할 수 있겠다.
‘속살’의 부제가 ‘100세 시대 어르신 일자리 특화형 사업’이다. 좀 더 정확히 카페 ‘속초에 살다’는 시니어클럽 실버카페 사업장이다. 필자가 대표로 있는 비영리단체와 사단법인 속초기독교종합복지회(약칭 기독교복지)에는 산하에 두 개의 시설이 있다. 어르신의 일자리 창출에 공헌하는 시니어클럽과 어르신 돌봄 서비스인 유케어센터가 그것이다. 전국의 기독교복지 가운데 우리지역은 속초시 70여 교회연합회인 속초시기독교연합회가 모체이다.
시니어클럽은 노인의 사회적 경륜을 활용한 다양한 일자리를 개발, 보급하는 일자리 지원기관이다. 2017년부터 속초시로부터 위탁을 받아 1,200여명 어르신들에게 다양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유케어센터는 속초시 노인돌봄·응급서비스 사업을 수행하며 관내 독거어르신 700여명과 중증장애인 50여명에게 안전 확인, 생활 교육, 서비스 연계 및 24시간 응급안전알림서비스를 구축하여 화재, 가스, 응급 상황에 대처하는 종합적 사회안전망을 제공한다.
시니어클럽에는 10여개의 시장형 노인일자리가 있다. 황태손질, 부각건조, 손만두, 행복한 가게 그리고 2018년에 새롭게 실버택배에 이어 이번에 실버카페를 개설한 것이다. 지난달 12월 14일 개점했으니 이제 몇 주가 지났다. 홍보메시지로 첫째, 실버카페 ‘속살’에 가면 정감이 있다. 속살 같은 부드러운 마음을 가지신 어르신들이 그곳에 계시기 때문이다. 곁에서 보면 익숙해지기 위해 참으로 열심이시다. 그래서 여유 있는 쉼이 그곳에 있다.
둘째, ‘속살’에 가면 100세 시대의 희망을 본다. 노인일자리의 유형 전환이다. 과거 단순노동에서 보람과 즐거움의 일자리로 변화하고 있다. 서양은 이미 오래 되었다. 1996년 프랑스 연수 때 기억으로 여자승무원 대부분이 중년이었다. 지금도 치열한 대졸자 입사 경쟁 영역과 많이 다르다. 그러면 최고령 바리스타는 누구일까? 2015년에 당시 77세인 할머니가 바리스타 자격시험에 합격했다는 기사를 찾아냈다. 고령사회의 새로운 모습이다.
물론 복지사업은 국가와 지자체의 재정과 후원에 의존한다. 개소식 축하자리에도 김철수 속초시장과 의회의장 그리고 노인회장께서 함께 했다. 요엘서에 “너희 자녀들이 장래 일을 말할 것이며 너희 늙은이는 꿈을 꾸며 너희 젊은이는 이상을 볼 것이며”라고 기록되어 있다. ‘속살’이 어르신들의 희망과 꿈을 꾸는 인큐베이터가 되기를 기대한다.
최철재
기독교종합복지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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