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양양 서면 송천리 일원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해 20ha에 이르는 산림을 태우고 이틀만에 진화됐다. 산불이 발생한 인근에는 농산촌체험 마을로 유명한 송천 떡마을과 중증 장애인들이 생활하고 있는 정다운마을, 국가중요시설인 양수발전소까지 위치해 있어 자칫 대규모의 피해를 입을 뻔 했다. 다행히 진화헬기와 소방차, 인력을 대대적으로 투입해 인명과 주택 피해는 없었지만, 인근 주민들이 한겨울에 긴급 대피해야 했고, 안타깝게도 축구장 면적의 28배에 이르는 산림을 화마에 내주고 말았다.
양양지역은 지난 2005년 4월 천년고찰 낙산사가 불에 타고 1,000ha에 가까운 산림과 상당수의 생활터전을 잃었던 아픈 경험이 있다. 당시 낙산사 산불은 강풍을 타고 급속히 번져나갔고 날이 어두워 헬기를 투입하지 못한데다 강한 불길로 현장 접근이 곤란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엄청난 피해를 가져왔다. 이번에도 어둠이 내리면서 진화작업이 여의치 않았지만, 저지선을 구축해 산불이 크게 확산되는 것을 막고 관계기관의 유기적인 공조체제와 체계적인 진화작업으로 그나마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평가이다. 이번 산불은 무엇보다 평소 산불에 대한 철저한 대비태세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줬다.
경찰과 소방서, 동해안산불방지센터 등 관계기관이 산불 원인을 밝히기 위해 산불발화지점을 중심으로 합동감식에 들어갔지만, 아직 발화 원인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1986년 이후 30여년 동안 일어난 초대형 산불 12건 가운데 11건이 영동지역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동해안은 건조하고 강풍이 많이 부는 지형적 특성으로 대형 산불이 빈번하다는 분석이다. 산불 원인은 등산객과 주민의 담뱃불이나 쓰레기 태우기로 인한 실화, 부주의한 화목 보일러 사용 등이 대다수이다. 겨울철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산불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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