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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해라 다 잘 될 거 같네요, 하하”
고성 흑돼지 양돈농가 김영수·혜린 부녀 / 4백 마리 키워…속초서 고깃집도 운영
등록날짜 [ 2019년01월07일 10시40분 ]
고성 죽왕면 공현진리에서 흑돼지 양돈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영수 씨. 그는 농업이라는 1차산업에 종사하면서 3차산업까지 아우르며 농업의 6차산업화를 실천하고 있다. 김 씨는 양돈업자이면서 동시에 고깃집 사장이다.
“양돈업의 미래 전망은 매우 밝습니다.”
그는 돼지해를 맞아서인지 희망찬 말들을 이어갔다. 돼지를 키우는 것에도 자부심이 상당했다.
“돼지는요, 사람들의 편견과는 달리 깔끔한 동물입니다. 지저분한 곳에서는 자지 않고 뽀송뽀송한 곳을 찾아 잠이 듭니다. 그리고 머리도 좋고 자기 자식에 대한 모성애도 대단합니다.”
양양 출신인 김 씨가 양돈업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04년이다. 그 전에 그는 축산업은 물론 농업과는 관련이 먼 분야에서 일했다. 1997년 외환위기, 이른바 ‘아이엠에프’를 맞기 전까지 그는 자동차 부품회사 경영자로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었다. 속초에서 고교 졸업 후 서울에서 직장생활과 사업을 이어간 그는, 그러나 90년대 말에 큰 실패를 경험했고 고생도 적지 않게 했다. 2002년 다시 속초로 와서 물수건 배달, 식당 운전기사 등, 밑에서부터 다시 시작했다. 그러던 그는 2004년 속초에 식당을 열었다. 그때는 아직 돼지를 키우지 않고 다른 농장의 고기를 납품받았다. 그러나 본인이 원하는 육질의 고기를 구하는 데 한계가 있어 양돈업에도 직접 뛰어들었다. 그때 겨우 다섯 마리의 돼지로 시작했다.
돼지를 키우는 일은 그리 만만하지 않았다. 축산업 중에서도 양돈은 특히 냄새가 심해 농장 주변 주민들로부터 항의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 그게 가장 난감한 일이었다. 더군다나 임대를 통해 축산업을 하던 터라 쫓겨나는 일도 다반사였다. 그러던 그는 3년 전 민가가 없는 곳에 땅을 사서 축사를 지으면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작년 봄에는 고성에 산불이 났을 때 큰일을 당할 뻔했다. 산에서부터 돈사로 불길이 다가오고 있는데 그는 불길을 앞에 두고 아무런 조치도 하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굴렀다. 화마를 이기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돼지 다섯 마리를 차에 실은 후 정말 어쩔 줄 몰라 하는 순간이었는데 갑자기 기적이 일어났다. 돈사 5미터 앞까지 불길이 타들어왔을 때 강한 바람이 불어와서 불길을 반대편 저 너머로 돌려버렸다. 그는 그렇게 자신의 양돈업 최대 위기에서 벗어났다.
김 씨의 농장에는 특별한 점이 한 가지 있다. 그의 농장에서는 키가 훤칠한 젊은 여성이 농장에서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제대로 본 게 맞나 눈을 비비고 다시 볼 광경이다. 젊은 여성은 김 씨의 딸이다. 김 씨에게는 딸이 두 명인데 현재 첫째 딸은 김 씨와 함께 양돈업을 하고 있다. 흔히들 생각하기에 20대 여성과 농촌은 별로 어울리지 않지만 김 씨의 딸 혜린 씨는 양돈을 묵묵하고 성실하게 해나가고 있다.
딸에게 양돈업을 먼저 제안한 것은 부친 김 씨이다. 구미의 대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딸에게 김 씨는 전도유망한 양돈에 대해 얘기하며 설득했다. 딸의 고민은 오래 가지 않았다. 혜린 씨는 한 달 만에 마음을 정했고 아버지와 함께하기로 했다
“지금 생각하면 처음에 멋모르고 시작했어요. 저는 아직 배우는 입장인데 양돈의 과정이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
트럭을 몰고 와서 씩씩하게 농장에서 일하던 혜린 씨는 수줍은 말투로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내 당찬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근데 전 식당보다는 농장에 집중해보고 싶어요. 돼지들이 커가고 그 수가 늘어나는 걸 보고 싶네요.”
 김영수 사장은 앞으로 양돈업을 좀 더 확장할 생각이다. 지금은 400마리 정도 키우고 있어서 양돈 농가 치고는 돼지가 그리 많은 편이 아니지만, 향후 몇 년 내에 2000마리 정도까지 개체수를 늘릴 예정이다.
 “직업에 귀천이 없죠. 돼지해라 다 잘 될 거 같네요.”
 돼지해를 맞은 그의 목소리에는 희망찬 기운이 넘쳐흐른다.
이광호 객원기자 campin@hanmail.net
고성의 부녀 양돈농가, 김영수·혜린 부녀.
김 씨의 농장에서는 7년 전부터 흑돼지를 키우고 있다.
김 사장의 식당은 한적한 곳에 위치해 있지만 평일 밤에도 사람들이 북적일 만큼 성업 중이다.
이광호 (campin@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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