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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호동 아바이 김상호 옹의 살아온 이야기<15> – 육지로 간 어부
교통사고로 수술만 7번…“조상들 음덕으로 회복”
등록날짜 [ 2019년01월07일 10시30분 ]
아내와의 사별은 김 옹에게 너무 큰 충격이었다. 이 일을 겪은 후 그는 두 달 동안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 그가 배를 탈 수 있게 하는 힘은 아내로부터 나왔는데 아내가 없으니 그는 더 이상 배를 탈 수 없었고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김 옹은 쉰 살이 다 된 나이에 30년을 이어온 뱃일을 그만뒀고 육지에서 일을 하게 됐다. 그는 건설회사에 취직해 20년 가까이 다녔다.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동안 자신이 한 일을 다른 사람이 다시 손대지 않도록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했다. 매일 아침 일이 시작되는 시간보다 30분 일찍 현장에 나갔고 하루 일을 마치면 철물점으로 가서 자재를 다 사놓고 다음날 아침에 출근해서 바로 일할 수 있도록 준비해 놨다. 그래서 건설회사 사장이 그를 대단히 신뢰했다.
아내와의 사별 후 김 옹의 주위에서는 재혼을 권유했다. 그의 모친도 그가 재혼하길 바랐다. 실제로 그는 선을 두 번 봤다. 그러나 선을 보고나서 재혼에 회의감을 가지게 됐다. 만나본 여성들이 그가 노모를 모시는 것에 불만이었고, 그가 가진 재산이 어느 정도인지에 관심을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은 그에게 집문서를 보여 달라고 말했다. 김 옹은 이후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게 아니면 혼자 사는 것보다 못할 거라는 생각에 재혼에 대한 생각을 접었다.
그런데 김 옹이 선을 본 결과에 대해 그의 모친이 무척 관심을 가졌다. 김 옹은 모친에게 선을 본 소감을 말하지 않았는데 그의 모친은 중매를 선 사람에게 결과를 물었다. 중매 선 사람은 말을 골라하지 않고 모친에게 아픈 말을 내뱉었다.
“아마이 때문에 안 온다 하네요.”
노모는 자신 때문에 아들이 장가를 못 간다는 얘기에 충격을 받았고 김 옹을 불러 얘기했다.
 “아 애비 들어와 봅세. 아 애비, 나를 생각하지 말고 그 여자 따라 갑세. 나는 며칠에 한 번씩 쌀이나 가져다주고, 드문드문 들여다보고.”
거동을 겨우 하던 노모는 그렇게 말했다. 자신이 직접 밥을 해서 먹기도 힘든 모친에게서 이런 말을 듣자 그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
김 옹은 재혼을 하지 않고 노모가 돌아가시기까지 혼자서 모셨다. 모친의 병환이 깊어져 혼자서 돌보기가 쉽지 않았지만 모친을 잘 모시는 것이 그의 동생들과 자식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거란 생각에서 최선을 다하고자 했다.
뱃일을 하는 동안 크게 다친 일이 없던 김 옹은 육지에서 일하는 동안 큰 사고를 당한 적이 있다. 화물차에 건설 자재를 싣고 가다 교통사고가 난 것이었다. 사고가 너무도 커서 병원 입원 기간만 900일이 넘었고 통원치료를 받은 기간은 200일 정도였다. 수술은 7번 했고 화장실도 혼자 못 갈 정도로 힘든 상황을 겪었다. 의사들도 그에게 죽지는 않겠지만 더 이상 두 발로 걷기는 어렵다고 예견했다.
김 옹은 병원에 있는 시간이 그렇게 헛되지 않았다고 한다. 병원에 있으면서 병든 부모를 모시는 문제로 다투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보면서 자신은 건강관리를 잘해서 자식들에게 짐이 되진 말자고 다짐했다. 그는 재활운동에 주의를 기울였고 병원에서 놀랄 정도로 회복했다. 김 옹은 본인이 이렇게 건강을 되찾은 데에는 조상들이 자신을 잘 돌봐준 덕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자신이 노모를 잘 모시기 위해 노력했기에 이를 가상히 여긴 조상들이 건강을 되찾을 수 있게 한 것이라고 강하게 믿고 있다.                     <다음에 계속>
구술 김상호 · 정리 이광호 객원기자
김상호 옹의 모친.
이광호 (campin@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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