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학 박사 단국대 서민 교수의 진로특강이 지난 24일 강원진로교육원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 특강은 속초양양교육지원청이 주최하고 속초시와 속초진로체험지원센터가 주관했다.
‘작지만 행복한 나의 삶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이 강의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600석 전 좌석을 가득 메울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이날 서 교수는 요즘 각광을 받고 있는 명강사답게 시종 해학적인 언어로 청중의 분위기를 유쾌하게 이끌었다. 서 교수는 진로에 있어서 목표 수립과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서 교수가 학창 시절 첫 번째로 수립한 목표는 남을 웃기는 일이었다. 그는 당시 소심해서 사람들에게 주목받지 못했고 얼굴이 못생겼다며 놀림을 받았다. 그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그는 우스갯소리를 열심히 배워가며 사람들을 즐겁게 했고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다고 한다. 학창 시절 그의 다음 목표는 의대 진학이었다. 그는 당시 직업적성 검사에서 의대로 가라는 결과서를 받았는데 그는 이를 흘려 넘기지 않고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 마침내 의대에 진학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목표, 꿈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서 교수의 말에 의하면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 역사적으로 위대한 인물들은 어릴 때부터 일상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한 경우가 적지 않다. 어린 시절 농장에 구덩이를 파서 미생물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했던 셀먼 왁스먼은 나중에 흙 속의 방선균에서 결핵 치료제인 스트렙토마이신을 발견했다. 학비를 벌기 위해 농장에서 일하며 가축들이 출산하는 광경을 자주 보았던 로버트 에드워즈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의학의 길로 나아가 세계 최초로 시험관 아기의 수정과 출산이 가능하게 했다. 이렇듯 한 사람의 성공에는 그 사람의 경험이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서 교수는 강연에서 우리 사회가 아이들이 다양한 경험을 하기 힘든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우리 청소년들은 진학과 취직을 위해 학교 공부에만 매달릴 뿐 여타의 활동을 하기 어렵고, 여기에 더해 콘크리트 건물로 둘러싸인 도시는 청소년들이 자연 속에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제한한다. 서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다양한 경험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독서를 제시했다. 평범한 제안이지만 서 교수는 한 권의 책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꾼 예들을 들어가며 주장에 설득력을 더했다.
또한 서 교수는 청중에게 각자가 가진 단점에도 굴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결핍은 인간을 좌절하게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좋은 자극제가 돼 노력의 계기를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 사회에는 ‘노오력’이란 말도 있듯이 노력을 통해 무언가를 달성하기에는 구조적 제약 조건들이 많다. 하지만 서 교수는 그럼에도 결국에는 노력 없이 무언가를 얻기는 힘들기에 부단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역설했다. 누군가 운이 좋거나 좋은 부모를 둔 덕에 무언가를 쉽게 얻기도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쉽게 잃어버릴 수 있다. 반면 노력으로 목표를 이룬 사람은 그것을 소중히 여길 줄 알고, 그러하기에 행복감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서 교수는 이러한 논지로 노력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강연을 마무리 지었다.
한편 이 강연은 속초진로체험지원센터의 진로체험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련됐는데, 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내년에는 진로특강이 더 활발하게 개최될 예정이다. 김원범 센터장은 “2019년에는 우리 지역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중량감 있는 인사의 특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광호 객원기자 campin@hanmail.net
기생충학 박사 단국대 서민 교수.
기생충학 박사 서민 교수의 진로특강이 지난 24일 강원진로교육원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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