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가 저물고 있다. 2018년 무술년은 우리 현대사에 큰 획을 그은 또 하나의 전환기로 기록될 해이다. 남과 북은 극한 갈등과 대립 속에 한반도 전쟁설까지 거론되는 일촉즉발의 상황으로까지 치달아오다, 극적으로 화해와 협력의 손을 맞잡고 공동번영과 평화의 시대로 나아가는 길을 열었다. 평창동계올림픽은 북한 대표단의 참가로 꽉 막혔던 남북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됐고, 마침내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이 11년 만에 마주앉아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이끌어냈다. 그 후 남북 정상은 두 차례 더 만났고, 6월엔 북미정상이 사상 최초로 싱가포르에서 만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보장이라는 믿기 어려운 성과를 냈다.
특히, 남북 정상이 세 번째 정상회담 후 발표한 ‘9월 평양공동선언’은 남북관계 개선의 진전에 따라 우리 설악권의 큰 변화와 도약을 예고하는 내용을 담았다. 연내 남북 동해선·경의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 약속은 지난 26일 북한 개성의 판문 역에서 성사돼, 끊어진 남북의 혈맥을 잇는 첫 걸음을 내디뎠다. 조건이 마련되는 대로 금강산관광사업을 우선 정상화하고, 동해관광공동특구 조성을 협의해 나가며, 이산가족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금강산지역의 상설면회소를 빠른 시일 내 개소해 나가기로 했다.
아쉽게도 연내 2차 북미정상회담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무산돼 해를 넘기게 됐지만, 결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대장정을 멈춰서는 안 된다. 남북이 적대적 긴장 상태로 돌아가게 되면 한반도는 전쟁의 위협에 또 다시 휩싸이게 되고 우리의 생존마저 불안해지게 된다. 남북이 평화와 번영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이 역사적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새해엔 한반도 전쟁 종식에 대한 의지를 더욱 굳건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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