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에서 찬반논란이 거세게 일었던 양양군 손양면 하양혈리 일대의 마권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 설치가 무산됐다.
한국마사회는 지난 15일 장외발매소 선정심의위원회를 열어 사업자가 제안하고 양양군이 동의한 마권장외발매소 양양 설치에 대해 부적합하다고 결론을 내리고 최종 예비후보지 선정에서 제외했다.
마사회는 이날 장외발매소 접수 물건(양양) 예비후보지 미선정 통보 의결서에서 “지난 10월 29일 양양군이 동의한 한국마사회 장외발매소 개설사업 동의와 관련, 선정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한 결과, 장외발매소 물건으로 부적합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2015년에 이어 두 번째로 추진한 마권장외발매소 양양설치는 백지화돼 지난 두 달 동안 찬반으로 갈려 계속돼온 논란도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마사회가 지난달 사업유치 쪽 지역인사가 의사결정 위치에 있는 군의원 2명에게 돈 봉투 전달을 시도하려다 무산되면서 경찰수사가 확대된 데다, 화상경마장(사행성 도박장) 유치반대추진위원회가 전체 양양군 인구수의 10%에 육박하는 2632명의 반대 서명을 받는 등 반대여론이 만만찮아 커다란 부담을 느껴 부적합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마권장외발매소 양양 유치 논란은 지난 10월 23일 한 민간업체가 손양면 하양혈리 산5번지 등 7필지에 호스테마파크를 건립하겠다는 사업제안서와 손양지역 주민 479명의 동의서를 접수해 양양군이 자체 검토와 한국마사회 방문 협의 등을 거쳐 같은 달 29일 사업유치 동의서를 승인, 마사회에 제출하면서 본격화했다.
이에 대해 설악권번영회장협의회와 양양군기독교연합회는 지난달 14일 ‘화상경마장 사업유치를 결사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내고 반대활동에 들어간데 이어, 같은 달 29일에는 화상경마장(사행성 도박장) 유치반대추진위원회가 중심이 돼 화상경마장은 사회적 부작용을 초래하고 양양군의 세수도 적다며 반대집회를 열기도 했다.
반면, 양양군이장연합회를 비롯한 찬성측 주민들은 지난달 19일 양양군과 양양군의회를 찾아 정확한 이해득실이나 지역발전과의 연계성은 짚어보지도 않은 채 무조건적인 반대는 온당치 않다면서 장외발매소 유치건의서를 냈었다.
양양군은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갈리자, 지난달 입장문을 내고 손양면 지역이 예비후보지로 선정될 경우, 2개월 이내에 주민공청회를 통해 군민의 찬성과 반대의견 등을 충분히 수렴해 반영하는 동시에 향후 충분한 군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신중론을 폈다.
마사회의 예비후보지 선정 제외에도 불구하고 마권장외발매소 양양개설과 관련한 찬반양측의 앙금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마사회의 부적합 결정에 대해 반대측 주민들은 “사전에 어떤 공론화 과정도 거치지 않고 집행부에서 동의를 해준 것은 군민의 여론을 무시한 처사고, 이번 마사회의 결정에 대해 존중한다”고 반겼다.
반면, 찬성측 주민들은 “이번 사업이 지역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따져보기도 전에 무산돼 아쉬움이 크고, 손양지역 주민들의 희망이 사라진 것에 대해서는 뭐라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안타깝다”고 했다.
이와 관련, 중립적인 지역주민들은 “지난 두 달 동안 찬반으로 갈라져 서로를 비난까지 하면서 대립해오던 마권장외발매소 양양개설사업이 마사회의 부적합 결정으로 결론이 난 만큼, 다시 군민 화합과 결속을 통해 현안사업 추진에 나서야 한다”고 화합을 주문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