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초 교동 김만국 씨
하반신 마비 장애인…도움 없인 아무 것도 못해
속초 교동에 사는 김만국(55) 씨는 하반신이 마비된 장애인이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이동할 수 없어 하루 종일 거실에 놓여있는 낡은 소파에서 TV만 보며 붙박이로 지낸다.
김만국 씨는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됐다. 오징어배 선장이었던 그는 지난 2009년 바다에서 조업을 마치고 귀항하기 위해 닻줄을 올리다 롤러에 손이 딸려 들어가 몸 전체가 감겨 돌아가면서 팔이 부러지고 머리가 깨지고 흉추까지 다쳐 하반신을 쓸 수 없게 됐다. 왼쪽 팔 외에는 멀쩡한 데가 없었다고 한다. 머리는 어깨살로 피부이식을 했다. 1년 6개월 병원에 있는 동안 도저히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고 살아갈 일이 너무나 막막해 몇 번이고 자살을 하려고 했다고 한다.
김 씨는 대소변을 스스로 볼 수 없어 몸에 꽂은 소변줄과 관장으로 해결한다. 장애인활동지원사가 관장을 해주는데, 한번에 2~3시간씩 걸린다. 활동지원사가 없으면 식사고 청소고 빨래고 그야말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일상생활도 마비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장애인지원사의 보조시간을 늘려주는 것이다. 현재 월 114시간을 지원받고 있는데, 하루 4~5시간씩 보통 25일이면 지원시간을 모두 써버리고 만다. 활동지원사가 없는 동안은 혼자서 꼼짝도 못하고 정지된 상태로 지내야 한다.
움직이지 못하고 소파에서만 지내다 보니 욕창까지 생긴데다 종종 다친 곳이 심하게 저리고 바늘로 찌르는듯한 고통이 찾아오지만, 활동지원사와 병원 가는 시간이 아까워 그냥 참고 버틴다. 그러다 도저히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아프면 119구급대에 도움을 청한다.
경제적인 어려움도 크다.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수당으로 월 130만원을 받지만, 월세(25만원), 난방비, 공과금에 한 학기 140만원씩 드는 아들 기숙사비에 책값, 통신료, 교통비까지 나가는 돈이 너무 많다.
그래도 그의 유일한 희망은 갓난아기 때부터 홀로 키워온 아들이다. 돌봐주는 이 없어도 중·고등학교 다닐 때 결석 한번 안 한 착한 아들이다. 잔심부름도 해주고 이야기 상대도 돼주던 아들이 올해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떨어져 살게 돼 올 겨울은 그 어느 해보다 더욱 외롭고 힘들다. 최근에는 우울증 증상까지 나타나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가끔 안부를 확인하기도 한다. 공무원을 꿈꾸는 아들은 아르바이트를 하고 공부를 하느라 자주 집에 오지 못한다. 용돈은 고사하고 작년에 입었던 옷이 맞지 않는데도 겨울 옷 한 벌 사주지 못하니 땅을 치고 통곡할 심정이라며 김씨는 울듯이 하소연했다.
속초종합사회복지관 송순영 사회복지사는 “경제적 지원과 함께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장애인활동지원 시간을 늘려 주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했다.
장재환 기자 semin2748@naver.com
속초종합사회복지관 송순영 사회복지사가 김만국 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 고성군 죽왕면 김연화 할머니
간 이식 후 기력 쇠해…생계유지 힘들어
고성군 죽왕면의 김연화(66)할머니는 남편 김기준(가명, 70)씨와 정부가 주는 기초생활 지원금 80만원으로 추운 겨울을 근근이 이겨내고 있다.
김 할머니는 B형간염으로 10년 넘게 고생하다 지난 2012년 겨우 간이식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미 기력이 쇠해 약간의 가사활동 외에는 어떠한 신체활동도 할 수 없는 상태다. 현재도 3개월에 한번 씩 서울대병원에서 추적치료를 받고 있다.
함께 생활하는 남편도 오랜 바다 일과 식당일로 양쪽 무릎 관절이 망가져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으나 거동이 불편한 상태라 생계를 이어갈 능력이 안 된다.
노부부는 슬하에 4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나 김 할머니의 오랜 병원치료로 자녀들 역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조금의 지원도 기대할 수 없는 형편이다.
현재 노부부는 주위의 도움으로 항구의 식당건물 한 편에서 월세 25만원을 내며 생활하고 있다.
노부부의 한 달 수입은 정부지원금 80만원이 전부다. 이마저도 월세 25만원과 수시로 드는 김 할머니의 병원비 지출로 힘겹게 지내고 있다. 난방비를 조금이라 아끼기 위해 바닷가의 매서운 추위를 오롯이 전기패널에 의지해 생활하고 있다
또 치아가 좋지 않은 김 할머니는 얼마 전 면사무소의 도움으로 보철치료를 받았지만 치료비 140만원 중 50만원만 지원이 돼 병원비 걱정으로 잠을 이룰 수 없다고 한다.
고성군 김종원 사회복지사는 “어르신이 연세도 많고 건강도 안 좋은 상태지만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해 식당을 다시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열심히 생활하고 있다”며 “노부부가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부탁한다”고 했다.
우지현 기자 orrola@hanmail.net
김종원 복지사(왼쪽)가 김연화 할머니 부부와 상담을 하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