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가 난개발 방지를 위해 건축물의 높이와 용적률을 축소하는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지역사회에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김철수 시장이 지난 6일 이와 관련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철수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 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개정 조례안을)입법예고한 대로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개정 조례안의 입법예고 이후 공인중개사협회 속초시지회를 비롯해 속초시원로회 등에서 반대 입장을 내놓은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김 시장은 “최근 개정 조례안의 시의회 상정을 보류한다는 내용의 언론보도가 있었는데 보류는 아니고, 당초 입법예고한 내용대로 추진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김 시장은 다만 “개정 조례안과 관련해 여러 계층에서 다양한 얘기가 나오고 있어, 입법예고기간 지역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듣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의 가장 핵심은 물 문제 해결과 난개발 방지였다. 나는 선거기간 유권자들에게 그렇게 하겠다(물문제 해결·난개발 방지)고 약속했다. 이것이 우리 시민들의 뜻이라고 생각해서 도시계획조례 개정을 추진하게 됐다”고 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김철수 시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장에서 ‘대형건축물 대비 인구·취득세 현황’ 자료를 배포하고 개정 조례안의 추진 당위성을 설명했다.
시가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까지 속초시로부터 사업승인을 받은 대형건축물은 53개소 2만398세대(실)이며, 이중 38개소(1만3,911세대)는 허가를 완료했고, 15개소(6,487세대)는 행정절차를 진행 중이다. 사업승인을 받은 53개소 중 10개소(3,944세대)는 준공했고, 43개소(1만6,445세대)는 현재 건축 중이거나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사업승인을 받은 53개소 외에 향후 건축을 위해 행정절차를 밟고 있는 대형건축물도 15개소(6,487세대)에 이르고 있다.
반면 속초시 인구는 2014년 8만2,432명에서 올 10월말 현재 8만1,798명으로 오히려 634명이 줄었다.
김 시장은 “개발론자들은 속초지역에 대형건축물이 많이 들어서면 속초시 세수 증대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는데 사실상 올해 이와 관련한 취득세가 27억원 정도에 불과하다”며 “몇 년 동안 대형건축물은 꾸준히 증가했는데 오히려 인구는 감소해 계속 대형건축물을 지어야 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달 27일 주요 용도지구의 개발 밀도를 하향 조정하는 내용의 속초시 도시계획조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조례개정안에는 제2종일반주거지역의 건축물 높이를 25층 이하로 제한하고, 준주거지역의 용적률을 500%에서 400%로 하향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 일반상업지역의 용적률을 현행 900%에서 700%로 하향 조정했다.
이 같은 개정 조례안이 입법 예고되자,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속초시지회 등이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속초시지회는 “2종일반주거지역의 건축물 높이를 25층 이하로 제한할 경우 사업성이 떨어져 재건축이 어렵고, 준주거지역인 영랑동해변, 조양동 새마을 일대 또한 용적률이 하향 조정되면 높이가 있는 주상복합아파트의 건립이 제한돼 지역개발이 제한된다”고 주장했다.
속초시원로회와 상공회의소, 번영회, 여성단체협의회 등도 최근 시의회를 방문해 “난개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시민 전체 의견은 아니다”며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청대산에서 바라본 속초시 전경. 청대산 앞 조양동 일대에 대형 건축물 건축공사가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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