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만 느껴지는 클래식을 조금 더 쉽게 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게 대중화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갖고 연주활동과 함께 현악기 제작을 하고 있어요.”
양양출신의 피아노 연주자 방보경 씨는 현악기 제작자로 변신한 남편, 이동진 씨와 함께 클래식의 대중화를 위해 많은 고민을 하며 활동 폭을 넓혀가고 있다.
37세 동갑내기 음악인, 방보경·이동진 부부는 강원대 음대에서 피아노와 비올라를 전공하며 각자의 길을 걷다, 결혼 후 방보경 씨는 이탈리아 파르마 국립음악원에서 연주자 최고과장을 최고점으로 졸업했으며, 이동진 씨는 독일과 이탈리아 크레모나 등에서 현악기 제작자 전문과정을 마치고, 우리나라 현악기 제작 장인인 아버지(이종대현악실)의 가업을 이어 현재 비올라 강사와 함께 현악기 제작에 매진하고 있다.
연주자와 제작자로서 각기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이 부부의 목표는 어렵게 느껴지는 클래식을 생활 속에서 즐길 수 있도록 각자 분야에서 대중화 작업을 통해 접점을 찾는 것이다.
부인 방보경 씨는 모교인 강원대 음대에 피아노 실기 강사로 출강하며 후학양성에 힘쓰는 틈틈이 고향인 양양군은 물론 설악권에서 산사음악회를 비롯해 눈높이에 맞는 연주활동을 통해 클래식의 생활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남편 이동진 씨는 부인과 호흡을 함께 하며 강원대 음대 ‘악기제작 및 관리’수업과 원주문화재단 꿈의 오케스트라 비올라 강사로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그는 현악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고 참여하다보면 클래식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현악기 제작자로도 변신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현악기 제작 프로그램도 그래서 요즘에는 인기가 많다고 한다.
이 부부가 추구하는 지향점은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는 누구나 잠깐의 클래식 감상이나 공연무대를 통해 함께 치유하며 희망을 연주하는 것.
특히, 조산초교와 양양여중·속초여고·강원대와 대학원을 거쳐 이탈리아에서 최고의 피아노 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방보경 씨는 고향인 양양군은 물론 설악권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공공성이 반영된 클래식의 대중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푸른 동해바다를 보며 자란 덕분에 예술적 감수성이 풍부해져 지금까지 피아노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또 함께 클래식을 한 남편과도 소통이 잘 되고, 그래서 앞으로 좋은 연주와 악기제작으로 우리 이웃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이 부부는 자신들의 실천적 활동을 바탕으로 클래식의 문턱을 조금이라도 낮춰, 누구나 공감하며 함께 음미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내년에 계획하고 있는 산사음악회 역시 천년고찰이 많은 설악권의 지역특성을 클래식과 조화롭게 엮어내, 주민들에게는 자긍심을, 관광객들에게는 깊은 감동을 전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 있다. 물론 자신들의 활동이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한결같다.
남편 이동진 씨는 “현악기를 구성하는 한 줄 한 줄이 모여 아름답고 조화로운 음역을 만들어 내듯, 사람들의 마음과 마음을 이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설악권과 좋은 인연을 맺어 열심히 활동하고 싶다”고 했다.
천년고찰 낙산사의 홍련암에서 내려다보는 동해바다가 자라나는 아이들의 푸르른 마음을 닮아 있어 좋다는 부부는 희망적인 인연을 약속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양양출신의 피아니스트 방보경 씨.
현악기 제작자로 변신한 남편 이동진 씨가 아이들에게 현악기를 설명하고 있다.
이동진 씨가 현악기 제작에 몰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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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강현면 출신 피아니스트 방보경 씨
이탈리아 파르마 국립음악원 최고 연주자 활동
양양 강현면 출신인 방보경 씨는 낙산 금성건어물집 딸로, 어릴 적부터 피아노 연주에 매력을 느껴 배움을 시작했고, 어려운 과정을 극복하며 지금껏 피아노 연주자의 길을 걷고 있다.
국내 과정을 마치고 이탈리아 파르마 국립음악원 최고 연주자로 활동한 그는 스페인 비고음대와의 교류 음악회, 파르마 음악원 정기연주회 등 이탈리아 다수의 도시에서 주최한 음악 페스티벌에 연주자로 참가하며 솔리스트로 면모를 확고히 했다. 제23회 미사노 국제 피아노 페스티벌에 초청돼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피아노 협주곡을 협연하며 폭넓은 다이나믹과 풍부한 감정, 섬세한 표현력으로 현지 관객들부터 찬사를 받기도 했다.
특히, 다수의 유명연주자의 마스터 클래스에 연주자로 참여하며 끊임없는 레퍼토리의 연구, 음악의 해석력과 표현력, 안정적인 테크닉 구사에 힘쓴 그는 2015년 이탈리아 국제라이온스클럽 후원의 장학콩클에서 피아노 부문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완성했다.
또 파르마 음악원의 전속 반주자로 오페라 ‘코지 판 뚜떼’ 마스터 클래스,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라 보엠’ 갈라콘서트, 가곡 및 다양한 실내악 무대에서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나갔다.
지난 2016년 귀국 독주회를 시작으로 피아노 트리오 JOY와 에떼르넬 피아노 앙상블 정기연주회, 한국 피아노학회 그랜드 피아노 콘서트, 한국가곡의 밤 및 다양한 실내악 무대를 통해 관객들과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내년에는 산사음악회와 함께 독주회도 준비하고 있다. 김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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