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 현내면 대진리 대진열쇠 최해욱(76세, 사진) 씨가 지난 28일 가게를 운영하며 틈틈이 모은 1,000만원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현내면사무소에 기탁해 지역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최씨는 이번 기부에 대해 “그렇게 칭찬받을 만한 일을 한 게 아니에요. 밥 먹고 사는 사람이 밥 못 먹는 이웃을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라고 말했다.
울산이 고향인 최씨는 20살 때부터 최근까지 머구리 일을 50년 넘게 했다고 한다.
북쪽에 해산물이 많이 난다는 말에 무작정 올라오다 보니 이곳 현내면까지 오게 됐다는 최씨는 35년 전 현내면 대진리에 정착해 잠수부로 오래 일하다보니 몸이 성한 곳이 없다고 한다.
“잠수병으로 아픈 곳이 많아 5~6년 전부터 잠수부일은 그만두고 열쇠 집을 차리게 됐어요. 동네 자체가 작다보니 큰 수입은 없어요. 그냥 쓰고 싶은 것 안 쓰고 먹고 싶은 것 덜 먹으면서 조금씩 모아 기부를 하고 있어요.”
슬하에 1남 1녀를 둔 최 씨는 자녀들은 다 장성해 서울에 살고 있어 열쇠집을 운영하며 부인과 단둘이 살고 있다.
평소 기부에 관심이 많은 최 씨 부부는 지난해에도 몽골의 작은 마을에 물이 안 나와 힘들게 생활한다는 말에 그동안 모은 돈 2,000만원을 펌프 설치에 써달라며 자신이 다니는 교회를 통해 흔쾌히 기탁하기도 했다.
“먼 나라 몽골도 도와주는데 주변 이웃도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남들이 알아달라고 하는 선행이 아닙니다.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인걸요.”
자신의 선행이 알려지는 것을 겸연쩍어 하는 최 씨는 “앞으로도 소소한 기부를 하며 부인과 남은 여생을 살고 싶다”고 했다.
우지현 기자 orrola@hanmail.net
최해욱(가운데)씨가 지난 28일 현내면사무소를 찾아 불이이웃돕기 성금 1,000만원을 기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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