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개발·교육 회사 ㈜피스퀘어의 안진섭 대표에게는 1주일이 너무도 짧다. 드론 사업을 위해 전국을 오가기 때문이다. 김포에 비행교육장이 있고 충북 보은에는 제작·정비실이 있다. 멀리 전남 고흥에서는 정부 사업에 참여해 드론을 통한 오지 배송을 실험 중이다. 그리고 속초와 고성의 경동대에서 드론 교육을 하고 있다. 지명만 들어도 그가 한 주를 어떻게 보낼지 짐작이 가능하다.
안 대표는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직업 군인이었다. 그가 드론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11년. 그러나 그 이듬해 제대를 하고 삼성테크윈(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입사할 때만 해도 본격적으로 드론을 다루지는 않았다. 그는 2014년 드론에 대해 공부하고 회사에서 드론 관련 업무를 담당하면서 드론 전문가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 그는 다니던 회사에서 독립해 피스퀘어를 설립, 국내 드론산업 활성화를 위해 1주일이 짧다 하고 전국을 누비고 있다.
그는 고향이 경북 상주이며 주 사업장은 보은에 두고 있다. 현재 속초와 고성에서도 지역 청년들에게 드론 교육을 하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그를 우리 지역으로 이끌었을까?
안 대표는 주로 전방에서 군생활을 하면서 휴전선 인근의 교육 소외계층을 자주 만날 수 있었다. 제대 이후에도 사업상 전국을 오가며 교육 여건이 낙후한 지역에 갈 일이 많았다. 이런 경험을 하면서 그는 평소부터 교육 소외계층을 위해 무언가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러던 차에 한번은 서울 상암동의 교통안전공단에서 드론 자격시험을 보려고 상경한 속초 고교생을 만난 적이 있다. 속초, 고성, 양양은 휴전선이 가깝고 공항이 있어서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돼 드론 교육을 받고 실습할 곳도 마땅치 않은데 어렵게 공부해서 시험까지 보러 온 학생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이후 그는 우리 지역에서 드론 교육을 할 마음을 품고 올해부터 경동대의 고성, 속초 두 캠퍼스에서 지역 청년들에게 드론 조종 교육을 시작했다.
그는 현재 수익 창출을 주된 목적으로 삼아 드론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군인 연금을 받고 있어서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적이기에 돈을 벌 목적으로 교육을 하기보다 우리 지역이 4차산업에 소외되지 않도록 지역 청년들을 지도하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는 어려운 여건에 있는 사람이라면 무료 교육을 할 용의도 있다고 한다.
안 대표가 보기엔 4차산업의 하나인 드론산업은 아직 출발 단계에 불과하다. 가능성은 크지만 현장에서 실무를 담당할 전문 인력은 많지 않고 관련 일자리도 뚜렷하지 않다. 하지만 드론은 군사, 학술, 방역, 방재, 보안, 운송, 농업 등 그 활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최근에 삼림청에서 시험적으로 하고 있는 산불 감시를 비롯해 해안 침식 조사, 불법 조업 대처, 군 기지 경계 등 향후 실용적인 분야에서 막대한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안 대표는 드론 산업이 아직 걸음마 단계이기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나선다면 드론자격증이 취미로 끝나지 않고 취업과 연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드론은 세계적인 성장산업입니다. 지금은 일자리가 많이 없다고 하더라도 지금부터 이 분야에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서 투자한다면 머지않아 결실을 거둘 겁니다.”
안 대표는 인터뷰를 마치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4차산업 발전에 있어 지역편차가 없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드론 교육을 통해 이러한 길을 가고 싶습니다.” 이광호 객원기자
올해부터 경동대에서 드론 교육을 시작한 ㈜피스퀘어 안진섭 대표(오른쪽 두 번째)와 회사 직원 및 수강생.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