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의 마권장외발매소(일명 화상경마장) 양양지역 재추진을 놓고 찬반여론이 가열되고 있다.
양양군은 지난 10월 23일 한 민간업체가 손양면 하양혈리 산 5번지 일원에 호스테마파크를 건립하겠다는 사업제안서와 주민 479명의 동의서를 접수해 자체 검토와 한국마사회 방문 협의, 군의회 사전 간담회 등을 거쳐 같은 달 30일 사업유치 동의서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설악권번영회장협의회와 양양군기독교연합회는 지난 14일 ‘화상경마장 사업유치를 결사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내고 재추진 반대활동에 들어갔다.
이들 단체는 성명서에서 “이미 2015년과 2016년에 이 사업과 관련해 심각한 분열의 와중에 취소를 결정한 사례가 있었음에도 또 다시 무모하고 성급하게 사업을 추진해서 쓸데없는 억측과 심각한 군민분열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화상경마장은 사행산업으로 주변 교육·주거환경 악화라는 부정적인 시각과 함께 세수창출이라는 상반되는 평가 속에서 유치를 둘러싼 찬반논란이 끊이질 않는 사업이다”며 “사업신청 이전에 반드시 공론화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사전에 논의조차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알량한 세수증대와 일자리창출을 미끼로 내걸지만 실제로는 전체 매출의 1.35%만이 지자체수익이며 일자리라야 마사회 파견 직원 서너 명을 제외하면 대부분 파트타임으로 허드렛일을 하는 비정규직 10여명이 고작이다”며 “사업자가 완전 백지화할 때까지 모든 역량을 다해 싸워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양양군은 지난 16일 ‘3개 사회단체의 화상경마장 유치 반대성명에 대한 입장’을 내 반박했다.
군은 입장문을 통해 “한국마사회에서 모집하는 마권장외발매소는 호스파크형으로 장외발매소와 승마장이 결합된 형태”라며 “현재는 사업자가 양양군의 사업유치 동의서를 첨부해 사업신청을 완료하고 마사회에서 현지실사를 마친 초기단계”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업 신청에 동의한 배경은 유치신청서가 접수된 이후에 한국마사회를 방문해 세부사항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도시형이 아닌 공원형 모델로써 기존 도시형 장외발매소의 문제점을 상당부분 보완할 수 있고, 지역주민을 위한 시설이 결합된 점과 낙후된 손양면 지역의 발전을 위해 대다수의 손양면 주민들이 적극 원하는 사업임을 감안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군은 “우리군에서는 손양면 지역이 예비후보지로 선정될 경우, 2개월 이내에 주민공청회를 통해 군민의 찬성과 반대의견 등을 충분히 수렴해 반영할 기회가 있고, 향후 충분한 군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칠 것”이라며 “유치 여부는 전적으로 군민들의 의견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런 가운데 반대성명서를 낸 단체들과 유치를 희망하는 양양군이장단협의회는 지난 19일 양양군의회를 잇따라 방문해 자신들의 주장을 피력하는 등 홍보전에 돌입했다.
마권장외발매소 양양 유치 반대 단체들은 19일 오전 군의회를 찾아 “화상경마장은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그 부작용이나 주민들의 우려를 감안해 반대하고 있는 사업인데, 왜 또 다시 추진에 나서야 하는 지 합리적인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주민의 대표기관인 의회에서는 반드시 모든 과정을 정확하게 짚고 판단해 부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날 오후 군의회를 방문한 양양군이장협의회는 “아직까지 공론화 과정이 시작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확한 이해득실이나 지역발전과의 연계성은 들어보지도 않은 채 무조건적인 반대는 온당치 않다”며 “의회는 주민들의 의견을 폭 넓게 수렴해 과연, 어느 쪽이 지역발전과 주민들을 위한 것인지를 진단하라”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 대다수 주민들은 “소모적인 찬반양론이 격화될수록 지역주민들 사이의 갈등이 깊어지는 만큼, 앞으로 절차에 따라 공청회를 비롯한 종합적인 방법으로 이번 사업의 유치여부를 최종 결정지어야 하고, 그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고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마권장외발매소 양양유치는 마사회의 모집공고와 사업자의 유치제안, 지자체장 동의서 제출을 통한 유치신청에 이어 현지실사까지 마친 상황이다. 마사회는 오는 30일까지 경기권역의 1곳을 더 모집한 후 예비후보지 선정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과정이 끝나면, 2개월 이내 주민공청회를 열고 그 결과 및 의회동의서를 제출하고, 마사회 이사회 의결을 거쳐 농식품부 승인신청 및 승인 등의 절차가 이어진다.
이번 사업의 유치여부 판단기준은 주민공청회와 함께 지역주민들의 전체 의견을 확인하기 위한 여론조사 등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히고 있다.
한편, 최근 이번 찬반 논란 과정에서 한 지역인사가 군의원 2명에게 돈봉투 전달 시도를 한 것으로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착수,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마권장외발매소 재추진을 반대하는 단체들이 의회에서 부당성을 알리고 있다.
양양군이장협의회 관계자들이 의회를 찾아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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