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가 설악동 숙박단지에 온천수를 공급해 지역을 활성화하겠다고 추진한 ‘설악동 온천휴양마을’ 조성사업이 숙박업소들의 참여 저조로 성과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속초시와 설악동번영회 등에 따르면 시는 설악동 B·C지구 숙박단지에 온천수를 공급하기 위해 총 40억원을 들여 일일용출량 각각 640톤, 311톤 규모의 온천공 2개 공과 400톤 규모의 배수지 1개소를 설치한 ‘설악동 온천휴양마을’ 조성공사를 지난 2016년 11월 완공했다. 시는 숙박단지에 온천수를 공급하기 위해 ‘속초시 설악동 온천수 공동급수조례’를 제정하고, 온천개발계획 수립 등에 나서기도 했다.
시가 온천수 공급관로 매설공사를 시작할 당시인 지난 2015년 5월에는 운영난으로 문을 닫았던 일부 숙박업소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여 사업 초기에는 전체 80여개 숙박업소 중 31개 업소가 사업 참여 의사를 나타내는 등 호응이 좋았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온천수가 공급된 지 2년이 지난 현재 참여 숙박업소는 9개 업소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3개 업소는 도로에 매설된 주관로에서 숙박업소까지 관로 매설에 따른 숙박업주가 부담해야 하는 시설 분담금을 미납해 현재 온천수 공급이 일시 중단된 상태다.
시는 온천수 공급 희망 숙박업소가 당초 기대에 크게 못 미치자, 현재 1일 용출량을 대폭 줄여 공급하고 실정이다. 이 때문에 현재 온천수를 공급받고 있는 숙박업소들도 수온이 떨어져 이용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주민은 “도로에 매설된 주 관로에서 숙박업소까지 온천수를 공급받기 위해서는 업주가 관로 설치 등의 비용으로 약 2,000여만원을 부담해야 하는데, 영업난 속에 목돈을 들여 관로를 설치할 업소는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또 “수온이 일정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용출수가 생산돼야 하는데 용출량이 줄면서 업소에 공급되는 온천수의 수온도 떨어져 이용업소도 애를 먹고 있다”고 했다.
엄산호 설악동번영회장은 “시는 온천급수관로만 매설해 놓고 지켜만 볼 것이 아니라, 더 많은 관광객이 찾아올 수 있도록 설악동이 전국 최고의 온천휴양마을임을 전국에 집중 홍보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속초시는 “현재 설악동에서 영업 중인 대부분의 숙박업주가 숙박업소를 임차해 사업하는 관계로 관로 매설에 따른 비용부담 등의 문제로 쉽게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더 많은 업소가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지난 2015년 5월 설악동 B지구에서의 온천수 2호공 굴착공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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