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속초양양교육지원청에서 ‘2016 청소년, 세상과 만나다’의 첫 강연이 열렸다. 주제는 ‘북극곰과 체르노빌’, 주제 도서는 ‘지구가 뿔났다’, 강사 선생님은 남종영(사진) <한겨레> 환경기자. 설악여중 학생회의 축하공연으로 시작된 강연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북극곰과 지구 온난화=지구 온난화의 가장 큰 피해자인 북극곰. 북극곰들은 지구 온난화에 의해 북극 얼음이 녹아 서식지를 잃고 있으며, 바다 얼음이 감소하여 사냥 실패의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먹이를 찾아 인간의 마을까지 내려왔다가 봉변을 당하거나 영양 결핍에 시달리는 북극곰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심지어는 북극곰이 배고픔을 견디다 못해 동족을 먹는 일과 바다에서 수영을 하다가 쉴 곳을 찾지 못해 익사하는 일도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나는 평소에도 북극곰들이 지구 온난화 때문에 많은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기자님이 준비해 오신 각종 사진과 영상을 보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심각성을 더욱 실감했고, 내 행동과 지구 온난화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도도새도, 스텔러 바다소도 인간에 의해 멸종된 동물들이다. 이대로 가다간 북극곰도 이들처럼 인간에 의해 멸종하게 될 것이다. 북극곰을 보호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북극곰뿐만이 아니다. 많은 동물들이 환경 파괴 때문에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이들을 이런 상황으로 몰고 간 것은 우리 인간들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들을 보호하고 이들의 삶의 터전을 지켜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체르노빌과 원자력 발전=1986년에 폭발했지만 지금까지도 출입이 통제되고 있는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와 2011년에 폭발 사고가 일어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그리고 원자력 발전과 방사능. 과연 원자력 발전이 인간에게 꼭 필요한 것일까? 필요하다고 해도 이렇게 큰 위험을 감수하고도 원자력 발전을 해야 하는 것일까? 원자력 발전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은 없을까? 지금까지 많이 들어왔고, 많이 생각해 왔던 주제이지만, 이번 강연을 듣기 전 주제 도서를 읽으며 다시 한 번 고민해 보았다. 대충 입장이 정리되기는 했지만 확신은 없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감이 오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강연을 들으며 기자님의 말씀을 통해 생각이 많이 정리되었고, 이전과 생각이 바뀐 부분도 있다.
강연 3부가 체르노빌과 원자력 발전이 중심 주제이기는 했지만, 나에게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과학의 불확실성과 판단 기준에 대한 부분이었다. 나는 강연을 들으며 ‘우리는 과학을 믿어야 하며, 과학은 우리의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하지만 과학이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고, 과학이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과 ‘우리는 과학을 바탕으로 우리 나름대로의 판단 기준을 세우고 어떤 대상을 그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나는 평소에도 이와 비슷한 주제들을 가지고 고민해 왔는데, 이번 강연을 통해 많은 부분을 해결할 수 있었다.
이번 강연은 북극곰을 보기 위해 직접 탐사를 떠나기도 하시고 조사를 위해 직접 체르노빌까지 방문하셨던 기자님의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졌고, 내가 평소 고민하던 여러 주제들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 좋았다. 또한 용기가 없어 질문하기 힘든 친구들을 위해 질문판이 마련되어 강사님이 직접 뽑은 질문에 답을 해 주셨고, 자유 추가 질문도 이어져 강사님과 학생들이 더욱 깊이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한편, 다음 강연은 심용환 ‘심용환 역사&교육연구소 소장’이 오는 5월 21일 오후 2시 속초양양교육지원청 청람관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비하는 우리의 자세’란 주제로 진행한다.
장재혁 / 속초고 2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