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가 담수성 어류의 안정적인 서식 환경 마련을 위해 영랑호 상류에 조성한 습지생태공원에 최근 반려견들을 위한 놀이터를 개장해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산책객들은 친환경 생태공원에 반려견 놀이터를 조성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는 반면, 반려견 애호가들은 반려견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속초시는 최근 영랑호 상류 습지생태공원 입구 지점에 중·소형견 전용 놀이터인 반려견 놀이터를 조성해 개방했다. 반려견 놀이터는 영랑호습지생태공원 입구 약 150㎡여 잔디광장에 마련됐다. 반려견 놀이터 공간인 잔디광장 주위로는 펜스가 설치돼 있고, 놀이터 입구에는 반려견 애호가들을 위한 놀이기구와 놀이터 이용 수칙이 담긴 안내표지판 등이 설치돼 있다.
영랑호 습지생태공원은 영랑호의 염분이 증가하고 수변개발로 주변 습지가 없어져 중간수역에서 서식하는 황어, 잉어, 숭어, 붕어 등 담수성 어류와 수중생물들이 대량 폐사하자, 속초시가 담수성 어류의 안정적인 서식환경 조성을 위해 60여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영랑호 상류 4만4,000㎡ 부지에 지난 2015년 6월 조성했다. 습지생태공원에는 생태하천과 조류 등을 관찰할 수 있는 전망대와 산책로가 마련돼 지역주민들의 산책코스로 인기가 높다.
이런 가운데 시가 최근 영랑호 습지생태공원에 반려견 놀이터를 조성하자 찬반 논란이 뜨겁다.
산책객들과 일부 지역주민들은 담수성 어류의 안정적인 서식 환경 마련을 위해 조성된 습지생태공원에 반려견 놀이터가 조성되는 것이 과연 타당하냐는 지적이다.
이들은 “영랑호의 수질변화에 따른 담수성 어류의 안정적인 서식환경 마련을 위해 조성된 습지생태공원에 굳이 반려견 놀이터를 조성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자칫 생태환경을 훼손할 수 있고, 최근 많은 겨울철새들이 찾고 있는데다 주위에 왜가리 서식지도 있어, 반려견 놀이터 조성은 다소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잔디광장이 반려견들의 놀이터로 이용되면서 습지생태공원을 찾는 산책객들을 위한 편의공간이 사라져 불편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에 반해 애견협회와 애호가들은 반려견 애호가들이 크게 늘고 있고 이미 일부 애호가들이 이곳을 반려견 산책로로 활용하고 있어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성환 속초시애견협회장은 “습지생태공원에 반려견 놀이터가 조성되다 보니 여러 가지 얘기가 나오게 돼 다소 아쉬운 면은 있다”며 “영랑호 산책로를 일부 애호가들이 반려견 산책코스로 활용하고 있고, 강아지들이 크게 생태환경을 훼손한다고 생각하지 않아, 주민들의 관심과 이해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려견 애호가들은 전북 남원시 등 일부 지자체도 생태습지공원 등에 반려견 놀이터를 조성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속초시는 “생태습지공원에 반려견 놀이터를 조성하고 나서 지역사회에서 여러 가지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사실이다”며 “우리 지역에 반려견 인구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이 같은 사업을 시범적으로 추진하게 됐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영랑호 습지생태공원에 조성된 반려견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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