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 조양동주민센터 일대에 2~3년 전부터 원룸(다가구주택)이 잇달아 건축되면서 우려했던 쓰레기 민원과 주차난이 현실화 되고 있다.
원룸 입주민이 크게 증가하면서 쓰레기 배출과 관련한 생활민원이 이어지고 있지만, 내 집 앞에는 안 된다는 ‘님비 현상’도 팽배해 행정기관이 민원해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한 원룸 입주민은 지난달 하순 속초시가 선사로4길에 있는 쓰레기집하장을 조양동주민센터 뒤(선사로1길)로 이전하는 것에 대한 불만의 글을 속초시청 홈페이지에 올렸다.
이 주민은 “쓰레기 집하장이 주민센터 뒤로 이전하면 (선사로 4길)주민들이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700m(왕복)를 더 이동해야 한다”며 “야간에는 어두워 쓰레기를 버리러 가기도 어렵게 된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선사로4길 주민들이 쓰레기를 버릴 공간을 마련하지 않고 단지 민원이 있다고 해서 기존 집하장을 폐쇄할 생각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쓰레기 집하장이 지금의 선사로1길 조양동주민센터 뒤로 옮겨진 최근에는 “무거운 쓰레기를 들고 조양동주민센터 뒤 쓰레기 집하장까지 걸어가 버리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며 “원룸 입주민들이 쓰레기를 편히 버릴 수 있도록 각 라인(골목)마다 쓰레기 집하장을 설치해 달라”고 건의하는 글이 올라왔다.
조양동주민센터 일대가 이 같은 논란에 휩싸인 것은 2~3년 전부터 속초지역의 개발붐을 타고 원룸이 잇따라 건축되면서부터다. 선사로4길 도로변에는 현재 한 집 건너 한 집이 원룸일 정도고, 도로 입구에 원룸 2동이 건축 중이다. 조양동주민센터가 있는 선사로1길도 일부 상가 건물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원룸 건물이다.
이렇다 보니 좁은 이면도로 양편은 불법 주정차량들이 차지하고 있고, 일부 원룸 건물 입구에는 ‘CCTV 촬영 중, 쓰레기 무단 투기 감시 중’이라는 경고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원룸은 아파트에 비해 목돈 부담 없이 입주할 수 있고, 대부분의 생활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어, 젊은 층들이 선호하면서 2~3년 전부터 이 일대에 우후죽순 들어서게 됐다.
문제는 급격한 원룸 증가로 골목길 주차난과 함께 쓰레기 발생량이 늘어나면서 주민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선사로4길 쓰레기집하장의 경우도 최근 건물이 신축되면서 건물주와 인근 주민들이 악취 등을 이유로 이전을 요구했고, 막상 조양동주민센터 뒤로 이전하고 나니, 또 다른 주민들이 너무 멀다며 인근에 다시 설치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주민들의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선사로4길 주민들은 현재 건물에서 다소 떨어진 조양동주민센터 뒤 집하장과 조양공원 앞 집하장을 이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 주민이 자기 건물 앞에 쓰레기를 버린다는 이유로 쓰레기를 발로 차 동주민센터 직원들이 도로에 널려 있는 쓰레기를 급히 수거하는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골목길 주차난도 심각해 일부 주민들은 아예 조양동주민센터 공용주차장에 자신의 차량을 얌체 주차하고 있어 동주민센터가 차단 대책까지 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조양동주민센터 직원은 “몇년 전부터 원룸 신축이 크게 증가하면서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며 “쓰레기 집하장을 설치할마땅한 시유지가 없는데다, 막상 시유지가 있다 해도 인근 주민들의 동의를 이끌어내는데 한계가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이 직원은 “내 집 앞에 쓰레기 집하장 설치는 안 되고 그렇다고 멀리 버리러 가기도 싫다고 하는 주민의식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조양동 일대에 원룸이 크게 늘면서 쓰레기 처리가 문제화 되자 한 건물앞에 CCTV 단속중’임을 알리는 경고판이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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