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9년 강원국제관광엑스포의 성공적 개최 이후 속초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자리잡아온 청초호유원지에 최근 41층 높이의 초고층 호텔의 건립이 추진돼, 국민은행연수원 인근 초고층 아파트에 이어 또 다시 도시경관 훼손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속초시와 청초호유원지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민간 개발업자가 속초농협 하나로마트 엑스포점 맞은편 공터(1만여㎡·호텔부지)에 호텔(콘도형)을 건립하기 위해 각종 행정협의를 진행 중이다. 해당 부지는 청초호유원지 조성사업의 시공업체로 참여했던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A기업과 도내 건설업체인 B기업의 공동 소유로, 공사비 대신 대물변제로 받은 곳이다. 민간 개발업자는 이들 기업으로부터 토지를 매입해 호텔을 건립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유원지 내의 한 주민은 “최근 유원지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말이 떠돌면서 문제의 부지에서 지하수 수질 수취검사를 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했다.
문제는 이 민간개발업자가 건립하려는 호텔이 41층 높이의 초고층이란 점이다. 이곳은 청초호 및 바다와 연접해 있는 대표적인 시민휴식공간이여서 초고층 호텔 건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도 지금까지 이 같은 여건을 고려해 이곳을 도시계획상 12층까지 건축할 수 있는 고도지구로 제한해 왔다. 현재 민간개발업자는 고도 제한 완화를 위해 시와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기 시의장은 이와 관련 “시민들의 대표 휴식공간에 주변 경관을 훼손할 수 있는 41층 규모의 초고층 호텔이 들어선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만약 시가 민간업자의 요구를 받아들여 고도제한을 완화할 경우 고도제한에 묶여 건물을 건축한 엑스포공원 주변 기존 건축주들과의 형평성 논란은 물론, 자칫 특혜 시비로까지 불거질 수 있어 신중한 정책검토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민간 사업자가 고도제한 완화를 요청하면 시도시계획위원회의 자문은 물론, 고도 완화로 인한 (기존 건축주와의) 형평성, 주변 경관 등을 다 따져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국민은행연수원 인근 초고층 아파트는 이 일대 주민들의 반대로 현재 시공업체가 건물의 층수를 당초 36층에서 24~29층으로 낮춰 건축하기 위한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