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공무원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속초시가 지금까지 남성 직원이 맡았던 야간 숙직에 여성 직원들을 참여시키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시행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를 두고 남성 직원들은 야간 숙직에 따른 피로감을 덜 수 있다며 반기고 있고, 여성 공무원들 또한 야간 숙직을 위한 편의 공간 등이 마련되면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속초시는 최근 들어 여성 공무원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남성 직원들 사이에서 야간 숙직에 따른 업무 부담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내년부터 여성 공무원들을 야간 숙직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직원들을 대상으로 여성 직원들의 야간 숙직 참여 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며 “국가 기관은 물론 다른 지자체도 비슷한 상황이지만, 우리 시도 여성 공무원의 비율이 해마다 증가하면서 이 문제가 직원들 사이에서 화두로 등장한 것 같다”고 했다.
시에 따르면 지난 25일 현재 속초시 재직 공무원 605명 중 여성 직원은 229명으로 37.8%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직원 10명 중 4명이 여성인 셈이다. 이 같은 여성 직원 비율은 지난해 연말 35.3%(200명)보다 2.5% 늘어난 것이다. 더욱이 최근(9월 5일자) 인사발령을 받은 신규 공무원 53명 중 여성이 58%(31명)를 차지하는 등 여성 공무원의 비율이 해마다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렇다 보니 남성 직원이 도맡아 오던 ‘야간 숙직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청내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현재 보통 3명의 직원이 조를 이뤄 오후 6시~다음날 오전 9시까지 야간숙직을 하며 각종 야간 민원을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여직원 비율이 꾸준히 높아지고 상대적으로 남성 직원들의 숙직 주기가 갈수록 짧아지면서 피로 누적과 업무량 과다의 고충을 토로하는 남직원들의 볼멘소리가 커지고 있다. 남성 직원들은 예전에는 90일에 하루 꼴이던 야간 숙직 평균 주기가 지금은 30일에 하루 꼴로 단축됐다고 했다.
여직원들은 지금까지는 야간 근무의 위험성 등으로 야간 숙직 대신 주말과 휴일 오전 9시~오후 6시까지 근무하는 ‘일직 근무’로 대신해 왔다.
여성 공무원들의 야간 숙직은 일부 정부부처는 물론, 서울의 일부 자자체에서도 시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여직원은 “여성 직원 비율도 점차 높아지고 양성 평등 차원에서 굳이 여성의 야간 숙직 참여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시행에 앞서 여직원 편의를 위한 장치 등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 내년 시행을 목표로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단계”라며 “만약 시행한다면 여직원들을 위한 편의 공간 확보와 CCTV를 설치하는 방안 등을 폭 넓게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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