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벽시간대에 속초시 조양동 하수처리장 주변 일대에서 매캐한 악취가 심하게 발생해 속초해변 산책객들과 관광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지난 11일 새벽시간에는 하수처리장 주변의 광범위 한 지역에서 악취를 맡을 수 있어, 속초시가 지난해부터 악취 발생 저감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하수처리장 시설현대화 사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하수처리장 주변에는 롯데리조트 속초에 이어 바다향기로가 개장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어, 악취 발생이 계속될 경우 현재 몇몇 지역주민들 사이에서 일고 있는 하수처리장 이전 요구가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일부 지역주민과 속초해변 산책객들에 따르면 이달 들어 새벽시간대에 하수처리장 일대에서 악취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악취는 주로 새벽시간대에 하수처리장 전방 속초해변 일대에서 감지된다.
특히 이달 들어 새벽 기온이 조금씩 내려가기 시작하면서 악취의 강도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지난 11일 새벽시간에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메케한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이날 악취는 하수처리장 전방은 물론, 처리장에서 다소 떨어진 속초해변 중문 일대, 7번국도(동해대로) 도로변에서도 감지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날 롯데리조트에서 내려와 속초해변 산책로를 이용하던 여성 관광객은 “썩는 냄새가 어디서 나는지 모르겠다”며 불쾌해 했다.
한 지역주민은 “속초시가 자랑하는 대표 관광지인 속초해수욕장에서 악취가 자주 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악취를 발생시키는 하수처리장 자리가 1993년 건립 당시에는 속초 도심에서 떨어진 외곽지역이었으나, 지금은 도시 팽창으로 주변에 상가와 펜션 등이 밀집한 관광지로 변모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지난해 7월 롯데리조트 속초가 개관한데 이어 지난 4월에는 바다향기로 외옹치 구간이 개방돼 이 일대가 사계절 관광지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렇다 보니 지난해 연말 한 주민은 <설악신문>에 “지인들이 하수처리장 인근의 펜션에 머물렀는데 새벽시간대에 악취로 불편을 호소했다”며 “하수처리장이 우리 지역주민들의 하수처리를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은 맞지만, 현재 이 일대가 관광지로 변모한 만큼, 하수처리장의 이전을 공론화 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기수 하수처리장 악취방지위원장은 “기온이 내려가는 동절기에는 매년 반복적으로 악취가 자주 발생한다”며 “사실 새벽시간뿐 아니라 한 밤 중에도 악취가 발생해 지금까지 여러 차례 시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그 때 뿐이어서 주민들은 악취에 무감각해졌을 정도”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속초시 수질환경사업소는 “얼마 전 슬러지처리시설 공사로 악취가 발생한 적은 있지만, 지금은 공사가 마무리 돼 악취가 발생할 이유가 없다. 원인을 찾아보겠다”며 “앞으로 시설개선공사를 통해 악취 발생을 저감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속초시는 지난해 5월 하수처리장 시설현대화 사업을 통해 악취 발생을 저감시키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