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이 지난 2015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고성칡소 명품화 사업이 순탄치 않은 것으로 나타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당초 군은 2019년까지 총 5억원을 투입해 칡소의 수를 1000두까지 늘리고 안정적인 유통망을 형성하려 했으나, 현재 사육두수는 24개 농가 361두에 그치고 있다.
칡소 사육 농가에 따르면 칡소의 성장속도가 일반 한우보다 3개월가량 느려 생산 원가가 30%가량 더 많이 든다. 그에 반해 무게도 한우보다 100~150kg 적고 재래종인 칡소의 등급 책정이 정확하지 않아 경매 단가도 낮게 거래되고 있다. 이에 군에서 사료비 지원을 받아도 한 마리당 200만~300만원 정도의 손해를 보고 있어 농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더욱이 칡소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부족과 함께 마땅한 공급처도 마련하지 못해 소비자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등 판로 개척에도 어려움이 많다.
10년째 칡소를 사육해온 임근성 씨는 “재래종인 칡소는 등급 책정이 애매해 서울의 한 매장에 한우단가에 맞춰 판매를 하다 보니 마리당 30%정도 손해를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임 씨는 13일 간성시장에 ‘고성 칡소 전문정육점’을 오픈해 직접 생산 판매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런 어려움에도 오랜 시간 칡소 사육을 고집하고 있는 임 씨는 “칡소는 일반 황소보다 성장 속도는 2~3달정도 더디지만, 그 때문에 고기의 식감은 더 쫀쫀하고 고소한 감칠맛을 낸다. 또 올레인산 함량이 많아 일반 소에 비해 마블링은 적어도 맛이 더 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육두수를 늘여 생산과 유통망이 안정화 된다면 칡소의 맛과 희소성을 생각할 때 농가수익과 지역경제 발전에도 크게 기여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군에서는 고성칡소 명품브랜드화 사업으로 매년 고성 농업인 대학에 칡소반을 개설해 고급육 생산을 위한 기술 및 조사료 생산방법, 브랜드 전략 등 이론과 현장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또 실무능력 배양 중심의 중장기 심화교육을 운영하고, 교육 수료 후에는 자율모임, 컨설팅 등을 지원해 지속적인 사후관리도 하고 있다. 사육 농가에는 칡소가 일반 황소에 비해 성장속도가 느린 것을 감안해 3개월 치의 사료비 9만원을 지원하고, 칡소 우수정액 채정으로 우수혈통 확보와 한우 대리모 수정란 이식을 통한 다두 사육기반 조성 등도 지원하고 있다.
군은 여기에 칡소 가격이 한우에 비해 30% 비싼 것을 고려해 내년부터 관내에서 칡소를 판매하는 업체에 한해 마리당 100만원씩을 지원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칡소 사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일반 황소에 비해 성질이 사납고 성장속도도 느려 사육하기가 어려운 점을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재래혈통인 칡소의 명맥을 잇는다는 농가의 자긍심과 군의 꾸준한 지원으로 고성칡소를 지역의 새로운 농가 소득원으로 육성해 고성칡소 브랜드가 정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발굴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우지현 기자 orrola@hanmail.net
고성군이 명품화를 추진하고 있는 고유품종인 칡소(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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