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호 옹은 속초에 온 후 바로 학교에 다시 들어가진 못했다고 한다. 1950년에 인민학교 3학년이었는데 거기서 3학년 과정을 채 마치지 못하고 피난을 나왔다. 이후 몇 개월간 피난을 다니느라 학교에 다니기는 힘들었다.
김 옹의 구술에 따르면 김 옹이 속초로 온 것은 1951년 8~9월이다. 김 옹은 속초에 온 후 한두 해 지나서 다시 학교에 다니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남아 있는 그의 중학교 졸업앨범에는 중학교 졸업이 1960년으로 돼 있다. 그가 1941년생이니 그는 중학교를 스무 살에 졸업한 것이다.
졸업 기록으로 볼 때 김 옹이 중학교를 다닌 기간은 1957년부터 1960년 초까지이다. 김 옹의 기억에 따르면 그는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중학교에 입학했다. 그렇다면 그의 초등학교 졸업은 1957년 초이다. 그가 월남 후 국민학교 3학년부터 다시 다녔다고 하니 1953년에 열세 살의 나이로 3학년으로 편입한 것이다. 같은 학년의 아이들보다 세 살 정도 많은 나이이다. 당시에는 나이 많은 학생들이 많았다고 한다. 김 옹은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시집 간 학생도 있을 정도였다고 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대개 북에서 온 친구들은 같은 학년에서 나이가 몇 살 많았다. 피난 온 아이들이 나이가 더 많았기에 덩치가 더 컸고 주눅 들지 않고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덩치가 작은 학생들은 피난 온 아이들을 감히 놀리거나 할 수가 없었다.
전쟁 기간과 그 직후, 청호동에서 가장 가까운 초등교육기관은 속초국민학교였다. 김 옹의 말에 따르면 당시 영랑호와 청초호 인근에 국민학교로는 속초국민학교가 유일했다. 영랑초등학교, 청호초등학교 등은 전쟁 직후에는 없었다고 한다. 김 옹은 자신이 국민학교를 다니는 동안 영랑국민학교가 생겼다고 했다. 그때 자신과 함께 속초국민학교를 다니던 친구가 영랑국민학교가 개교해서 전학 간 기억이 남아 있다. 영랑초등학교 인터넷 홈페이지에 따르면 영랑초등학교의 개교는 1938년이다. 청호초등학교의 개교가 1958년, 중앙초등학교의 개교가 1962년이니 이들 학교와의 혼동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영랑초등학교에 확인한 결과 영랑초등학교는 이전에 영랑공립심상소학교라던 명칭을 1955년에 영랑국민학교로 바꿔서 재개교했다. 그렇다면 1955년에 김 옹이 속초국민학교를 다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영랑초등학교의 경우 적어도 전쟁 기간과 그 이후 2년 정도는 그 기능을 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상황으로 볼 때 그가 전쟁이 끝나던 해인 1953년에야 학교를 다시 다니게 된 것이 사실이라고 볼 수 있다. 피난을 나온 것이 1950년 말이므로 1951년과 1952년에는 고스란히 학업이 중단됐던 것이다. 이광호 객원기자
1951년 10월 속초초등학교의 전경(속초초등학교는 1951년 9월 1일 개교. 속초초등학교 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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