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행정이 계획을 수립하거나 공공사업을 수행하고자 할 때는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완전하게 보장해야한다. 자치시대의 주민은 왕이기 때문이다. 자치시대의 관료들이 우선 깨뜨려야 할 고정관념은 관료만이 지방을 위한다는 발상이다. 그러나 관료보다는 주민이 더 지역을 아끼고 사랑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관선시대의 관료들은 행정보다는 인사권을 갖고 있는 임용권자가 시키는 대로 행정을 해 왔다는 평가를 뒤집기 어렵다. 상관만 만족하면 그만인 행정이었다고 혹평하는 사람도 많다. 이제 자치시대에는 자치단체가 ‘주민이 만족하는’ 아니 ‘주민이 감동하는 행정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주민으로부터 외면당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자치단체의 주인인 주민이 행정과정에 참여하도록 기회를 보장하고 행정결과에 대해 주민에게 책임을 지는 공무원의 의식변화가 수반돼야할 것이다.
주민 참여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관련 지방행정정보가 주민에게 수시로 제공되는 동시에 소위 유리창행정이라고 말하는 정책과정의 공개가 이루어져야한다. 지방행정정보는 지방행정기관에 근무하는 공무원의 개인소유물이 아니기 때문에 공개돼야한다. 또한 주민이 정보의 공개를 청구하면 법령과 조례가 허용하는 범위에서 받아들여야한다. 그것은 불공정한 행정을 방지하고 정보독점으로 인한 행정부조리를 미연에 막을 수 있는 훌륭한 장치가 되는 것이다. 반면에 주민은 왕다워야 한다. 주민이 자치단체의 왕으로서 갖추어야할 의식은 공동체의식, 협동의식, 정의의식, 안보의식, 책임의식이다. 주민은 자치의식을 제고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해야만 정당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주민참여제도가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주민 자신이 정치적 훈련을 해 나가야 할 것이다.
공동의식은 사회구성원 모두가 더불어 함께 사는 삶의 태도이다. 개인은 공동체 구성에 필요불가결한 존재이며 사회와 국가를 위해 자기가 해야 할 몫이 있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가가 해야 할 몫을 소홀히 했을 때 국가나 사회는 보이지 않는 큰 손해를 입게 된다고 믿고 전체를 위해 부분적인 이익을 예측하거나 포기할 수 있다는 각오와 정신적인 자세를 말하는 것이다.
이제 지방 행정의 개혁은 역사의 필연이다. 이 필연을 지방이 외면할 때 자치의 본질은 왜곡되고 지방발전은 지연된다. 지방행정의 전반적인 위기극복은 의식개혁부터 선행돼야 성공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싶다. 서로가 자신의 의무와 책임을 다하고 상대방의 인격 권리를 주장하는 삶의 태도인 것이다. 주민 각자가 자율성과 창의성을 최대한 배양토록 하는 가운데 구성원 상호간에 정적인 연대의식과 유대감을 깊이 다져 나가야 할 것이다.
장세호
전 속초시지방행정동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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