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연휴 마지막날인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이틀간 설악권에 때 늦은 폭설이 쏟아졌다. 1일 오전부터 많은 눈이 내리기 시작해 산지에서는 오전 8시 30분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졌고 오후 12시 30분에는 대설경보로 바뀌었다. 평지에서는 오전 10시 30분에 주의보가, 오후 3시에는 경보가 발효됐다. 폭설은 끊임없이 이어져 대설경보는 다음날인 2일 오후 1시 30분에 해제됐다.
■속초시=시에 따르면 지난 1~2일 이틀간 미시령(속초 구간) 89.8㎝, 설악동 산지 71.8㎝, 도심 구간 20.4㎝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이번 폭설로 대포항에 정박 중이던 어선 1척이 전복됐고, 노학동 지역의 비닐하우스 2동이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졌다.
제설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3일 출근 시간에는 많은 차량들이 동시에 도로에 몰리면서 대형 아파트 밀집 지역인 조양동 일대 주요 도로에서는 극심한 지정체 현상이 빚어져 운전자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설악산에는 지난 1~2일 이틀간 최대 1m 이상의 폭설이 내리면서 3일 현재 탐방로 전 구간과 야영장이 임시 폐쇄됐다.
시는 이날 제설용 덤프 29대를 투입해 주요 도로를 중심으로 염화칼슘 살포 등 제설작업을 진행했고, 마을 안길 등 간선도로 제설을 위해 마을제설단 49대를 투입했다. 또 재난관련 부서 및 각 동 주민센터를 중심으로 직원 비상근무를 실시하고 폭설에 따른 재난상황에 대비했다.
2일에는 오전 7시부터 시청 공무원, 산불감시대, 산불진화대 등 700여 명과 제설장비 30여대를 투입해 시가지 주요 도로와 간선도로, 시내버스 노선, 배수구 등에서 제설작업을 실시했다. 특히 개학일에 맞춰 학교 주변을 중심으로 제설작업을 우선적으로 실시해 아이들의 등굣길 불편 해소에 총력을 기울였다.
시는 3일에도 공무원들을 투입해 마을과 도로 주변 배수지 등을 중심으로 제설작업을 펼쳤다. 이날 102기갑여단 군장병 100여명도 동해대로 일대에서 제설작업을 벌였다.
■고성군=2일 오후 1시 기준으로 △간성읍 흘리 76.2mm △거진읍 산북리 64mm △현내면 화곡리 60mm △죽왕면 구성리 72.8mm △토성면 원암리 74mm 등 산지와 가까운 곳은 50~70mm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읍면별 시가지에서는 △간성 30.4mm △거진 39mm △현내 36mm △죽왕 31.3mm △토성 24mm 등 대부분 30mm 전후를 기록했다.
폭설에 인명 피해는 없었고, 사유시설은 비닐하우스 전파 16동, 인삼재배시설 전파 2동 등 잠정적으로 18건 6,857만4,000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1일 토성면 원암리 도로 일부 구간에서는 차량이 고립돼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구조활동이 진행됐다. 토성면에서는 고립된 차량 26대에 휘발유·경유 등 차량 연료, 간식 등을 제공했다. 3일 오전에는 왕곡마을 입구의 약 200년 된 소나무가 쓰러져 군 유해목제거반이 출동해 제거했다.
농어촌202호선 대진리~마달리 2.3km 구간은 1일 오전 11시 10분에, 군도1호선 구성리~탑동리 2km 구간은 1일 오후 5시에 도로가 통제됐다가, 2일 오후 6시에 해제됐다. 작년 11월 30일부터 통제되기 시작한 군도8호선 미시령옛길(델피노리조트 입구~미시령 정상) 6.6km 구간은 이달 말일까지 통제가 계속되고 있다.
2일은 새 학기 첫날이었으나 관내 학교 중 천진초등학교만을 제외하고 20개 초중등교가 교장 재량으로 휴업했다. 천진초교는 속초 거주 학생들을 위해 등교시간을 1시간 늦췄으나 결석자가 많았다.
■양양군=지난 2일 오후 6시 기준, 현북면 법수치리와 서면 오색리와 갈천리 등 산간오지는 70cm, 주요 시내 평지는 30cm 가량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군은 2일 오전 8시부터 1톤 제설차 2대와 굴삭기 1대, 유니목 2대 등 자체장비 5대를 비롯해 임차장비 8대 등 13대를 6개 읍면에 긴급 투입해 제설작업에 들어갔다. 전 공무원들이 출근과 동시에 시내 주요 지역은 물론 국도와 연결되는 간선도로의 제설작업에 투입돼 일부 고립지역을 뚫어내면서 차량의 원활한 통행을 지원했다.
또 군은 연화동, 달아치, 들미골, 버들골, 백암리, 사찰지역 등 산간오지마을의 고립상황 해소를 위해 굴삭기 등 6대를 긴급 투입, 일부 고립마을들이 2일 오후 들어서면서 해제되기도 했다.
이어 3일에도 군은 재난안전과를 중심으로 각 실과소별로 담당구역을 정해 양양시내는 공무원들이 직접 제설작업에 나섰고, 읍면지역은 장비와 군부대 인력을 투입해 제설작업을 실시했다.
이번 폭설로 크고 작은 피해도 이어졌다. 현북면 면옥치리 마을은 폭설이 시작된 지난 1일 오후 8시부터 정전됐고, 한국전력공사 양양지사가 출동해 다음 날 오전 8시 완전 복구했다.
서면 서선리와 갈천, 강현면 강선리 등을 오가는 15개 시내버스 노선 중 7개 노선이 운행하지 못했고, 2일 오후부터 제설장비가 투입되면서 3일부터는 모든 노선이 정상 운행에 들어갔다.
플라이강원이 제주노선을 운항하는 양양국제공항도 지난 1~2일 결항에 이어 지연되다가 제설작업을 완료한 2일 오후 5시 5분부터 정상 운항에 들어갔다.
폭설이 시작된 지난 1일 오후 4시 19분경 서울양양고속도로 양양방면의 행치령터널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해 안타깝게도 1명이 사망했다.
한편, 군은 이번 폭설에 따른 정확한 피해규모는 제설작업 후 현장방문 등을 통해 집계해 추후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고명진·김주현·이광호 기자
지난 2일 고성군 간성읍 흘리에서 주차 차량에 건물을 가릴 정도로 많은 눈이 쌓여 있다.
속초시 공무원들이 도로변에서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1일 양양지역의 산간마을이 폭설에 고립됐지만 제설장비를 신속하게 투입해 빠르게 해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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