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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브랜드를 꿈꾸는 사람들<5> - 양양 죽도해변 파머스키친
서퍼들 배고픔을 해결해주는 곳, 하와이의 낭만이 가득 담긴 수제 햄버거집
등록날짜 [ 2018년10월08일 14시15분 ]

서퍼들의 성지라 불리는 양양 죽도해변에서 수제 햄버거 가게 파머스키친을 5년째 운영하고 있는 박성진씨는 스노우보드 국가대표 선수였다. 평창동계올림픽의 스타였던 숀 화이트와 클로이 킴이 출전했던 하프파이프가 주종목이었다. 중학교 때부터 선수생활을 시작하였으니 거의 20년을 스노우보드를 탔고, 국가대표를 한 것만도 10년 정도가 된다. 전국체전과 스키선수권대회에서 몇 차례 우승도 했고, 국제대회도 꽤 많이 다녔다. 국제스키연맹 주최 월드컵 대회(FIS)와 장춘동계올림픽에서 아쉽게 메달을 놓치고 4위를 한 것이 최고 성적이다. 선수생활을 그만두고 꿈나무 대표팀 코치 1년, 주니어 대표팀 코치 1년, 그런 다음 모든 것이 중단되었다.

스노우보드 국가대표 선수 출신, 서핑으로 마음 달래
20년을 매고 다니던 스노우보드를 내려놓았고, 당연히 끝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갑작스러웠던 인생의 공백이었다. 마음은 그대로 텅 비어버린 듯 허탈하고, 새로운 커리어는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그때 마음을 달래준 것이 서핑이었다고 한다. 박성진씨가 처음 죽도 해변에 내려온 2014년 당시에는 동해안 서핑이 막 시작하는 단계여서 서핑샵도 몇 개 되지 않았다. 온몸이 새까맣게 타도록 바다에 나가 파도를 탔고 배가 고파져야 해변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때 배고픔을 해결할 식당이 죽도에 거의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가게를 열어야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고 한다. 파도와 씨름하면서 엄청난 운동량을 소비하는 서퍼들에게 필요한 것은 충분한 영양가가 있는 식사 한끼, 그러면서도 다시 바다에 뛰어들 수 있는 간편한 식사, 햄버거가 그 답이라고 생각했다.

서퍼들 위한 식당이 없는 것 알고 햄버거 가게 떠올려
햄버거는 선수 시절 외국으로 전지훈련 다니면서 질리도록 먹어본 음식이었다. 스위스 미국 뉴질랜드 호주 등등, 전지훈련을 다녔던 곳에서 햄버거는 한국 선수들에게 가장 만만하고 그나마 가장 입맛에 맞는 음식이었다. 다행히도 박성진씨는 햄버거에 질리기보다 점점 더 마니아가 되었다고 한다.
박성진씨는 요리를 따로 배운 적이 없다. 전지훈련을 다니면서 수없이 요리를 했고 그때 키운 것이 스노우보드 실력이 아니라 요리실력인가보다며 웃었다. 선수들을 위해 요리하는 것이 꽤 재미있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햄버거는 많이 먹어보았기에 맛을 예민하게 구분해낼 수 있었고, 그 맛을 찾아서 직접 만들어본 것이 자신만의 레시피가 만들어진 비법이라고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스노우보드 선수생활이 이렇게 제2의 생으로 연결되고 있었다.
파머스키친은 성진씨가 직접 패티를 손으로 만드는 수제 햄버거집이다. 죽도해변에 자리한 작은 어촌집을 빌려 가게를 열었다. 자신이 가장 맛있게 먹었던 햄버거의 레시피를 연구해서 직접 손으로 패티를 만들다보니 처음에는 하루에 팔 수 있는 햄버거 개수가 많지 않았다. 그날 만든 건 그날 다 팔겠다는 생각에 많이 만들지도 않았다고 한다. 오후 2시건 3시건 준비한 재료가 바닥나면 솔드아웃(Sold Out) 표지를 내걸고 가게 문을 닫았다. 죽도는 강릉과도 속초와도 꽤 떨어져 있어 식재료를 바로바로 공급받기도 어려웠고, 무엇보다 하루의 노동을 끝내고 바다에 나가 서핑할 수 있는 것도 좋았다고 한다.

테이스티로드에 방영되면서 알려지기 시작
파머스키친의 수제 햄버거가 소문나기 시작한 것은 올리브채널의 ‘테이스티로드’ 방송에 죽도해변 맛집으로 소개되면서였다. 방송에 나가면서 죽도의 서퍼들뿐 아니라 여행객들도 찾아오기 시작했다. 박성진씨의 수제 햄버거는 브랜드 햄버거에 익숙해 있던 사람들에게 신선하고 개성있는 맛으로 인기를 얻었다. 무엇보다 신선한 재료로 그날그날 직접 손으로 만들어 내는 패티가 주는 수제의 맛이 차별성과 경쟁력을 함께 갖추게 되었다. 방송에 나가는 행운이 따르긴 했지만, 그 이후에 더욱더 유명해지면서 양양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게 된 것은 무엇보다 ‘맛있다’는 진짜 소문 덕분이었다. 치즈버그를 기본으로 하여 베이컨 치즈버거, 파인애플을 넣은 하와이언버거가 특히 인기가 많다. 아보카도버거도 새롭게 개발하여 메뉴에 올렸다. 서퍼들이 꿈꾸는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에서 먹을 것 같은 햄버거의 이름이 더욱 개성을 더하고 있는 듯하다.

자신만의 레시피가 진짜 소문이 되어, 동산해변에 2호점도 열어
동해안 서핑이 최근 새로운 스포츠로 큰 인기를 얻고, 그 시발점이 되었던 죽도해변도 서핑의 성지처럼 유명해지면서 파머스키친도 덩달아 바빠졌다. 주문을 하고도 1시간씩 기다려야 할 정도여서 다시 바다로 뛰어 들고픈 서퍼들에게는 아쉬움이 많았다. 20평도 채 안 되는 작은 시골집의 좁은 주방은 밀려드는 주문을 빠르게 처리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고심 끝에 올해에는 바로 옆 동산해변에 2호점을 열었다. 1호점은 새로운 메뉴인 타코 전문점으로, 2호점은 햄버거 가게로 메뉴를 분리해서 운영 중이다.

브레이크 타임에는 서핑 즐겨
박성진씨는 브레이크 타임이면 바다로 나간다. 윈드파인더에서 파도를 찾고, 파도가 높아지면 전국에서 서퍼들이 모여든다. 버거와 함께 파도를 타는 것, 인생을 신나게 하는 것 중의 하나이다. 박성진씨는 갖고 있는 푸드트럭을 이용해 쿼트파이프 보드장도 만들고, 가능하다면 스케이트보드 파크도 만들고 싶어 한다. 죽도가 서퍼들뿐 아니라 서핑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재미있는 놀이가 있는 마을이 되기를 꿈꾼다. 파도가 좋은 날에도, 파도가 좋지 않은 날에도 언제든 죽도 해변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장혜경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파머스키친 대표 박성진 씨.
여름이 지나고도 서핑이 한창인 죽도해변.
죽도해변 파머스키친 1호점.
동산해변 파머스키친 2호점.

파머스키친 간판 모습.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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