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권 사진작가 세 명이 제5회 현대사진공모에서 선정돼 서울 인사동 ‘갤러리 인덱스’에서 전시를 진행 중이다. 속초 정규 작가, 고성 장상기 작가, 양양 이영숙 작가는 올해 현대사진공모에서 30여 명의 작가와 함께 선정됐다.
제5회 현대사진공모 선정작품전은 사진 전문 전시관인 ‘갤러리 인덱스’에서 이달 1일부터 시작했으며 10월 1일까지 이어진다. 전시회는 총 4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1부는 13일까지이며 △2부는 8월 15~27일 △3부는 8월 29일~9월 10일 △4부는 9월 12일~10월 1일까지이다. 이중 정규 작가는 1부에, 장상기 작가는 3부에, 이영숙 작가는 4부에 전시가 이뤄진다.
정규 작가는 떨어지는 물방울이 만들어내는 형태들을 사진으로 담아낸 리퀴드 드롭 아트(Liquid drop art)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에 출품된 사진은 지난 5월 속초문화회관 개인전에서 사람들의 흥미를 끌었던 ‘여우주연상’ 이란 작품이다. 파란색과 붉은색의 대비, 액체의 미끈함은 관람자에게 선명한 인상을 남긴다.
장상기 작가는 작품 속에 주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들을 담고 있으며 최근에는 추상미술에 가까운 작품들을 많이 하고 있다. 이번 선정 작품은 벽에 종이가 붙어 있던 흔적을 찍은 것이다. 언뜻 알아보기 쉽지 않지만 슬퍼하는, 혹은 기도하는 사람의 모습이 보여 애잔하고 경건한 분위기를 풍긴다.
이영숙 작가는 청봉사진회와 빛담사진회 소속으로 몇 해 전부터 다중노출촬영 작품을 많이 하고 있다. 다중노출촬영은 여러 번의 촬영 결과물을 한 장의 사진 속에 담는 것으로 이질적인 요소들을 한꺼번에 표현할 수 있다. 작가는 휴대폰 촬영 등으로 사진이 흔한 시대에 자신만의 이야기를 독특하게 표현하기 위해 다중노출촬영이란 방식을 택했다고 한다. 이번 공모작은 대장간의 풍경을 담은 것으로 대장간의 여러 요소가 겹쳐 현장의 뜨겁고 강렬한 느낌을 전해준다.
이번 현대사진공모의 선정 작품들은 이후 다시 심사 과정을 거쳐 두, 세 작품 정도가 채택되어 향후 홍콩에서 있을 ‘소버린 예술재단 아시아 작가상(The Sovereign Art Foundation Asian Artist Award)’의 후보에 오르게 된다. 소버린 예술재단은 홍콩과 영국 런던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2003년부터 매년 미술과 사진 분야에서 유럽 작가상과 아시아 작가상을 시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인, 혹은 한국계로는 2010년에 데비 한 작가, 2012년에 윤정미 작가가 ‘소버린 예술재단 아시아 작가상’을 받았다. 정규, 장상기, 이영숙 세 명의 작가는 이번 현대사진공모를 통해 이 상의 1차 관문을 거쳤다고 할 수 있다.
이광호 객원기자 campin@hanmail.net
정규 작, ‘여우주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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