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
뉴스홈 > 오피니언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쪽지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사는 이야기 / 죽음을 준비하라-메멘토모리
등록날짜 [ 2018년08월13일 11시26분 ]
이것은 완전한 오역이다. 메멘토모리는 원래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는 의미의 라틴어이다. 극과 극은 서로 통한다고 살아온 세월은 죽어온 세월이다. 나이가 육십이면 육십년을 죽어온 것이다. 그러므로 산다는 것은 죽어가는 것이다. 사람은 언젠가는 죽기 때문이다. 태어남은 죽음의 예정이다. 다만 그 때와 시를 모를 뿐이다.
그래서 노년일수록 육체가 약해진다. 임시거주지 장막 텐트인 육신이 여기저기 아프고 약해지는 현상들이 생긴다. 체중이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다리도 흔들린다. 얼굴과 손에 검버섯 복사꽃이 피고, 맷돌인 치아가 흔들려서 딱딱한 음식을 먹지 못한다. 눈은 흐려져 가까운 것은 안보이고 먼 것도 창문이 희미하다. 잡다한 소리는 듣지 말라고 귀의 문도 닫힌다.
그렇다고 필자는 비관적 염세주의자는 아니다. 그 반대로 치열하게 살려고 부단히 애쓰는 사람이다. 하늘의 감독자를 의식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모두가 인생무대의 배우들이다. 감독자로 하여금 세상이라는 무대에 한정된 시간만큼 보냄을 받았기 때문이다. 드라마의 배우는 연기를 하지만, 세상무대는 자신의 모습으로 직접 살아가는 것이다.
죽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남도 죽지만 자신도 죽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생각하고 살라는 의미이다. 죽음을 알고 사는 삶이다. 존 칼빈은 이것을 종말론적 삶이라고 했다. 끝을 알고 사는 삶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사는 것만 생각하지 죽는 것은 생각 안한다. 아니 죽음을 생각조차하기 싫어한다. 그렇다고 죽음을 피할 수 없다.
서울대 모교수는 한 달에 한 번씩 중환자실을 찾는다고 한다. 자신의 삶의 무게를 생각해보기 위함이다. 남의 죽음을 보면서 깨닫지 못하는 것이 인간이다. 고대 중동국가 중에 애굽은 오늘날 이집트로 당시 세계 최강대국이었다. 지금으로 말하면 미국과 같은 G1이었다. 주변국 가운데 당할 나라가 없었다. 애굽이라는 명칭은 헬라어 ‘아이귑토스’에서 와전된 것이다.
그 애굽왕의 장례식에 많은 사람이 초청되었다. 세상 영화의 극치를 누렸던 왕이 무덤에 내려가는 모습을 보도록 초청한 것이다. 오늘날도 국장이 거행되면 온통 언론매체들이 중계방송을 한다. 교훈을 얻어야 한다. 그래서 결혼식보다 장례식에 참석하라는 말이 있다.
여러분은 관속에 누워본 경험이 있는가? 교회수련회 천로역정 프로그램에서 유서를 쓰고 선생님들이 준비한 지하무덤 관속에 눕는다. 결코 유쾌하지 않지만 엄숙한 진지함이 있다. 미리 자신의 죽음을 체험하는 것이다. 이것이 메멘토모리이다. 실행이 아닌 죽음의 연습이 필요하다. 자살 실행은 결단코 해서는 안 된다. ‘인명은 재천’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죽음을 계획해야 한다. 인생감독자가 원하는 임무를 이 땅에서 완수하고 돌아가야 한다. 천상병 시인처럼 소풍 끝내는 날 본향으로 돌아가야 한다. 역사를 보자. 백성을 억압하다가 떠난 독재자들의 최후를 기억해보자. 천년을 살 것처럼 중동의 독재자 악행은 벙커 속에서, 다른 한사람은 하수구에서 말로를 맞이했다. 불행한 지도자는 국가적 불행이다. 그들은 국가와 정의를 가장한 위선으로 살면서 어리석게도 자신의 죽음조차 준비하지 못했다.
필자는 이순신 장군을 존경한다. 고향이 아산현충사이기도 하지만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는 애국적 장엄한 죽음 때문이다. 사병묘역에 묻힌 채명신 초대파월사령관도 죽음을 준비한 분이다. 무엇이 될 것인가 이전에 어떻게 살다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그러면 매 순간마다 치열한 삶을 살게 된다. 종말론적 삶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죽음을 의식해야 한다. 왜냐하면 사람이 죽는 것은 정한 이치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한국보훈선교단이 8.15광복절 기념행사를 갖는다. 나라 위해 희생한 선조들의 죽음을 기억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는 언젠가 반드시 죽는다. 메멘토모리.
최철재
경동대 교수·이학박사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좋아요 0 싫어요 0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생각하기 / 저소득 소상공인도 살아야 합니다 (2018-08-13 11:30:53)
사설 / 이산가족 상봉, 한시가 급하다 (2018-08-13 11:25:02)
설악산 18일 첫 눈…대청·중청 ...
동해고속도 북양양IC~떡밭재 연...
올해 지역 쌀값 전년보다 크게 ...
양양군 공공체육시설 지속 확충
낙산도립공원 해제 개선방안 논...
올해 전기자동차 민간보급 목표...
1
기고 / 난개발 방지는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는 일이...
몇 십 년만의 무더위라는 올여름, 속초 최대의 아파트단지라는 ...
2
제1회 속초시 발달장애인 자기권리 주장대...
3
기고 / 속초역사(歷史) 앞에 부끄러움이 없...
4
“소음·분진으로 손님 끊겨” 1인 시위
5
불편함 감수하면서도 ‘교복 착용 지지(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