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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 방직공장 간 큰 누이 만날 수 있을까
북측 이산가족 상봉 후보자 명단에 포함 / 물치 생대구탕 전문점 운영 황보해용 씨 / 어머니 생전 칠월칠석이면 북 향해 기도
등록날짜 [ 2018년07월23일 16시37분 ]

“이별이 너무 길다/슬픔이 너무 길다/선 채로 기다리기엔 은하수가 너무 길다/단 하나 오작교마저 끓어져 버린/지금은 가슴과 가슴으로 노둣돌을 놓아/면도날 위라도 딛고 건너가 만나야 할 우리/(중략)”
문병란 시인의 시 ‘직녀(織女)에게’ 일부이다.
양양군 물치에서 생대구탕 전문점 ‘언덕 위의 바다’를 운영하는 황보해용씨(전 다랑 주인장)의 어머니 고 배복희씨는 지난 2007년 91세로 영면에 들기 전까지 음력 칠월칠석이면 매년 정한수 한 그릇에 촛불을 켜놓고 늦은 밤 북쪽을 향해 두 손을 모아 기도를 하곤 했다. 한국전쟁 전에 큰 딸 리근숙 씨(84)가 16세 어린 나이에 돈을 벌기 위해 속초에서 원산 방직공장으로 간 후로 소식이 끊겼기 때문이다. 큰 딸의 생일이 음력 칠월칠석날이라 이날만 되면 북쪽을 향해 간절히 두 손을 모아 기도를 했다는 것이다.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가 북에 있는 큰 누나 리근숙 씨에게 당도한 듯 지난 3일 판문점에서 남과 북이 ‘2018년 8.15 계기 이산가족 상봉’ 후보자(우리측 250명, 북한측 200명)에 대한 생사확인 의뢰서를 교환했는데 북한 측 명단에 큰 누이의 이름이 들어있었던 것이다. 황보해용 씨는 큰 누이가 남쪽 가족을 찾는다는 사실을 통보받고 한동안 돌아가신 어머니의 기도를 떠올렸다고 한다.
그는 이제 얼굴도 모르는 누이의 모습이 보고 싶어졌다. 원산에 가기 전 수를 놓았던 분홍초록색 꽃무늬 자수를 보면 또 가슴이 뭉클해진다고 한다. 올해 음력 칠월칠석은 8월 17일이다. 100명의 상봉단에 포함된다면 큰 누이의 생일상을 챙겨드리고 어머니의 57년 기다림을 모두 전할 요량이다. 
원래 황보해용 씨의 어머니는 중국 하얼빈 봉천에서 역무원과 결혼했으나 남편이 20대에 요절해 리근숙 씨를 업고 속초시 동명동 339번지 동명동성당 아래 마을에 정착해 남편 황보덕룡 씨와 재가해 3남2녀를 낳았다. 황보해용씨의 누나 황보원식(77) 씨와 황보원자(72)씨는 북의 큰 언니 리근숙 씨가 원산방직공장에 가기 전까지 함께 살았기 때문에 언니의 얼굴 모습이 기억에 또렷하다고 한다. 자세한 인생역정은 상봉해 들어볼 계획이지만, 북한에 있는 큰 누이는 전쟁 후 간호사로 근무했다고 들었다고 한다.

8.15 계기 이산가족 상봉
정부와 적십자사는 북측으로부터 전달받은 생사확인 의뢰자 200명의 명단을 기초로,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청의 협조를 받아 국내 이산가족들을 찾는 작업을 하고 있다. 남과 북은 이산가족의 생사와 주소를 확인한 후 25일 회보서를 교환하고 8월 4일 최종 명단을 확정·교환해 오는 8월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연다.
이산가족 상봉은 방문단과 상봉단으로 나눠지며 방문단은 우리 측에서 선정한 100명이 북한가족을 만나게 되고 상봉단은 북측에서 선정한 100명이 남한가족을 만나게 된다. 방문단은 거동이 불편한 이산가족에 한해 동반가족 1명으로 제한하며, 상봉단은 5명 이내에서 나이와 상관없이 참가할 수 있다.
참고로 북측 생사확인 의뢰자 명단 200명 중 양양군 출신 12명이 포함됐다. 명단은 강수길(78), 권정애(83), 김귀녀(86), 김려수(75), 김용수(84), 김정옥(85), 김진화(85), 리건세(91), 리근숙(84), 안갑수(83), 장운봉(84), 최돈숙(79)이다.
지역 출신 12명 모두가 상봉단에 포함되길 바란다.
*본지는 명단과 관련된 가족의 사연을 제보해주시면 이산가족의 아픔을 신문에 소중히 담겠습니다.
이수영 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황보해용 씨 어머니 고 배복희(왼쪽)씨와 북의 큰 누이 리근숙 씨.
리근숙 씨가 원산에 가기 전 수를 놓았던 분홍초록색 꽃무늬 자수.

 

이수영 (rleesy12@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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