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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의 음식생활사<14>
먹거리 대중관광의 시작, 항포구 활어난전
등록날짜 [ 2018년07월02일 15시55분 ]

수산업과 관광산업이 주를 이루는 속초에 활어난전이 등장한 것은 속초 음식문화의 가장 획기적인 변화로 손꼽을 수 있다. 1950년대부터 속초 발전의 중심축이었던 수산업은 1980년대 들어서면서 큰 위기에 봉착했다. 연근해 어업의 중심이었던 명태조업은 어자원 고갈로 큰 위기에 빠져 들었다. 오징어도 연근해 자원의 고갈로 1970년대부터 선박의 대형화 추세에 따라 원거리 장기조업으로 전환하였다. 그러나 관광산업의 발달에 따른 활어 수요의 급증과 활어난전의 등장은 속초 수산업에 큰 변화를 불러왔을 뿐만 아니라 본격적인 속초 먹거리 대중관광의 신호탄이 되었다.
예전에는 활어회라고 하면 횟집에서 먹는 비싼 음식으로 알려져 있어 일반 관광객들이 즐겨 찾기에는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어민 가족들이 나서서 운영하는 항포구 활어난전이 등장하면서 저렴한 가격에 산오징어회를 비롯해 활어회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이로써 활어회는 고급 횟집 요리에서 서민적인 대중관광 먹거리로 부상하였으며, 이를 선도한 속초의 대포항과 동명항 활어난전은 한 순간에 설악권 관광의 중심지로 부상하였다.
활어회의 대중화는 연근해에서 다시 잡히기 시작한 오징어로부터 시작되었다. 속초시가 발간한 <속초시정 50년> 하권에 실린 1986년 1월 신문 기사는 당시 산오징어회가 인기를 끌게 된 내막을 잘 보여주고 있다. 

산오징어회 유행(’86. 1)
속초를 비롯한 동해안 각 항·포구의 횟집들은 살아 움직이는 오징어를 즉석에서 손님에게 대접해 큰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오징어는 잡기 무섭게 죽어 횟집 수족관에 넣어두는 것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난 연말 양양 남애리 남애횟집에서 선을 보인 이후 싱싱하고 독특한 맛 때문에 인기가 급상승하자 속초 대포동 일대 횟집들도 산오징어를 준비해 놓았다. 이들은 새벽에 나가는 정치망 어선에 특별히 주문하여 잡힌 오징어를 물에 담근 채 그대로 싣고 들어와 수족관에 넣어 살려두고 있다. 산오징어회 맛은 선원을 빼고는 항구에 사는 주민들도 좀처럼 맛보기 힘들었던 것으로, 마치 유리를 썰어 놓은 듯한 투명한 색깔에 독특한 씹는 맛이 있다. 산오징어회가 날로 인기를 더해 가자 각 횟집들도 물량 확보에 신경을 쓰고 있는데 가격은 1마리에 2천5백원에서 3천원선이다.
<속초시정 50년 하권 748쪽>

산오징어가 인기를 끌면서 연근해 소형 어선들은 너도 나도 활어통을 배에 장착하기 시작했다. 활어통 설치로 산 오징어뿐만 아니라 횟감용 생선들도 활어로 잡아오기 시작했다. 1988년에는 속초시가 소형어선 활어조 설치사업을 시책사업으로 추진했다. 전체 소형어선의 45%인 150척을 대상으로 3천만원을 들여 활어조를 설치해 살아있는 생선을 공급할 수 있게 해 어가소득을 높이는 시책사업을 추진했다.  
배마다 활어통을 설치하고 횟감으로 인기가 높은 오징어, 광어, 가자미 등을 모두 살려서 잡아왔다.
활어 난전의 등장은 활어 수요 급증에 크게 기여했다. 활어난전이 들어서면서 활어 수요는 더욱 늘어났고, 활어 어획의 증가는 다시 활어난전의 확대를 불러왔다. 동해안에서 처음 활어난전이 들어선 것은 속초 대포항이다. 어민 가족들이 항포구 어판장이나 어판장내 어구작업장에 활어통 몇 개를 두고 갓 잡아온 활어를 손님이 직접 고르면 현장에서 직접 손질하여 초고추장과 야채를 함께 내놓아 간이 테이블에 앉아서 먹게 했다. 누가 먼저인지는 몰라도 대포항 어판장에 자리를 잡고 활어 판매를 시작한 것이 동해안 활어난전의 시작이었다.
항포구 활어난전에서 시원한 바다풍경을 바라보며 먹는 활어회. 싱싱한 회맛도 일품이지만, 바다 풍경을 즐기며 먹는 정취에 많은 관광객들로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기존 횟집에서 즐기는 맛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활어난전이 하나 둘 들어서면서 기존 횟집과의 마찰과 갈등도 심했다. 상호공방 속에 행정에서 나서서 별도의 활어판매장을 조성하기도 했다. 1990년대 초 어판장에서 회를 썰어 파는 행위가 불법이 아니라는 법원의 판결이 났다. 이후에는 웬만한 항포구마다 활어난전이 들어서게 되었다.
가건물 형태로 들어선 활어난전이 관광지 이미지를 훼손하고 관광객들도 많이 불편하여 정식으로 건물을 지어 활어회센터가 들어서게 되었다. 지금 속초의 모든 항포구에는 활어회센터가 들어서 있어 속초의 대표적인 먹거리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 
1980년대 후반 대포항을 시작으로 1992년에는 자연산 전문을 내세운 동명항 활어난전이 들어섰다. 그 뒤로 1995년에는 외옹치항, 2000년대 초반 수복탑 오징어 위판장, 2007년 장사항, 2010년 이마트앞 항만부지, 2011년 설악항, 2015년 청호동 수협건물에 활어회판매장이 들어섰다.
속초해수욕장 인근 방사제에도 1990년대 초반에 12개의 활어난전이 들어서 운영되었으나 2003년 12월 재난 위험을 이유로 강제 철거되었다. 한편 1988년 속초관광수산시장 신상가 지하에 들어선 수산물회센터도 2006년 재래시장 활성화 사업 이후 많은 탐방객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엄경선 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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