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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의 음식생활사<11> / 속초 부둣가, 선술집 사라지고 횟집 들어서다
등록날짜 [ 2018년06월11일 20시41분 ]



1963년 시로 승격해 신흥도시가 된 속초는 명태와 오징어가 많이 나면서 부둣가 경기도 호황을 이뤘고, 어부들이 즐겨찾는 선술집과 해장국집들이 부둣가에 즐비했다. 그러나 1970년대 들어 명태와 오징어 자원이 고갈되면서 바닷가 풍경도 크게 달라졌다. 특히 오징어 조업이 장
기출어 원양조업으로 전환하면서 부둣가 주변 상경기도 점점 시들해졌다. <속초시정 50년>에 나온 1978년 9월 지역신문 기사가 당시의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사라지는 부둣가 해장국집(1978. 9)]

60년대 후반까지 명태잡이와 오징어잡이 출어 어부들로 성시를 이루던 동해안 부두의 해장국집도 새벽 고객이 없어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수복되면서 1일 조업으로 어획하는 명태잡이 어선 5백여척에 3천5백여명이 새벽 4시전까지 출어하기 때문에 부둣가의 해장국집은 선원 집합 장소이면서 출항 수속을 마치는 동안 대기하는 곳으로 활용되기도 했으며, 여기서 마시는 술은 선중 술이라고 해서 선주나 선장 기관장 등이 공동으로 부담하기 때문에, 실제 선원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술을 마실 수도 있었다. 이제 술집에서 소피와 내장으로 만든 해장국이 큰 솥에서 구수한 냄새를 풍기면 자연 선원들은 이리로 몰려들곤 하였다. 하지만 70년대 초부터 어선의 대형화 시책과 주 어장의 원해 형성으로 1일 조업이 15~25일 간의 장기조업으로 전환되는 바람에 새벽에 꼭 출어해야 할 필요성이 없어지고 장기 조업으로 인한 출항 준비는 주간에 해야 하기 때문에 해장국의 수요가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생략)


지금 수산업 경기도 예전같이 않고 음주문화도 많이 바뀌어 부둣가 선술집은 대부분 사라졌다. 대신 1970년대 이후 국민관광지로 설악산이 알려지면서 많은 관광객들이 속초의 부둣가를 찾기 시작하면서, 한 집 두 집 관광객들을 맞는 횟집과 식당으로 변신했다.
1960년대와 1970년대 속초가 전국에 알려지게 된 데는 영화와 TV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967년 국립영화제작소가 대한민국 발전상을 홍보하기 위해 만든 극영화 <팔도강산>이 큰 인기리에 상영되었다. 영화는 김희갑, 황정순 부부가 전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아들딸을 찾아다
니며 삶의 애환과 정을 느낀다는 내용이다. 두 부부는 다섯째 딸 강미애와 사위 신영균이 살고 있는 속초에 방문한다.
딸 강미애와 사위 신영균은 모처럼 부모님이 찾아왔는데 집에 돈이 없어서 막걸리 한 병만 간신히 사들고 왔다. 장인어른 주량에 이 술로 되겠냐는 신영균의 걱정에 딸 강미애는 술에다 물을 타면서 ‘정성을 탄 술’이라고 위안하면서 부모님께 술을 올린다. 영화 마지막은 김희갑의 회갑 잔치. 어린 아이를 등에 업고 딸 강미애는 집 밖을 서성인다. 뒤늦게 용기를 내고 들어와서는 큰 절을 하고 선물로 마른 오징어 한축을 드린다. 늦게 회갑연을 찾은 사위 신영균은 그동안 허리띠를 졸라매며 아껴서 배를 한척 장만했다고 기쁜 소식을 알린다.
1970년대 속초 부둣가의 대표 식당이 바로‘ 팔도강산횟집’이다. 이 집이 속초 드라마 촬영 1호 식당이다. 영화 <팔도강산> 시리즈는 1967년 성황리에 상영되자, 이후 10년 동안 총 4편이 더 제작 상영되었다. 아울러 1974년 봄부터 이듬해 가을까지는 KBS 드라마로 <꽃피는 팔도강산>이 방송되었다. 이 드라마 첫 부분을 속초에서 촬영했다.
김희갑, 황정순 부부의 넷째 딸인 태현실과 속초 사위 박근형이 극중에서 속초항 근처 부둣가에서‘ 팔도강산’이라는 작은 횟집을 하며 가난하지만 꿋꿋하게 살아가는 모습으로 나왔다. 박근형은 해병 중위 출신으로 한국전쟁 때 한쪽 팔을 잃고 퇴역한 상이군인이다. 극중에 나온 ‘팔도강산횟집’은 속초 구 제일극장 뒤편 부둣가에 있는 식당으로 드라마 당시에도 실제로 있던 횟집을 녹화할 때마다 잠시 세트로 빌려 썼다. 이 횟집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식당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관광객이 몰려와 문전성시를 이뤘다.
속초 수협 근처 부둣가와 골목은 1980년대까지도 속초를 대표하는 식당가였다. 지금도 당시 맛집들이 남아있다. 가자미 새꼬치로 유명한‘ 송도횟집’, 오징어순대와 물회로 유명한‘ 진양횟집’, 오징어순대와 해물탕으로 이름난‘ 고성회관’, 1970년대 TV드라마 <꽃피는 팔도강산> 촬영지였던‘ 팔도강산횟집’, 회무침과 조림, 매운탕을 잘 끓여내는‘ 후포식당’ 등이다. 그리고 1990년대 이후 늦게 들어섰지만 속초의 생선구이 원조로 손꼽히는‘ 88생선구이’도 이곳 부둣가에 자리잡고 있다.
 

엄경선 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엄경선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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