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가 앞으로 20년 후의 도시환경 변화 대응 및 미래 발전 전략을 도출하기 위하여 ‘속초비전 2035’ 수립을 위한 기초작업에 들어갔다. 관련분야 민간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와 자발적 참여 신청으로 구성된 ‘시민 참여단’, 그리고 실무부서 공무원으로 구성된 ‘실무추진단’이 지방 행정 및 재정, 교육·복지, 문화·관광 등 속초시정 전 분야에 걸쳐 도시발전의 방향과 실천 계획을 도출해 시민들에게 제시하는 작업이다.
용역회사의 1차 계획과 시민 참여단의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서 이번 작업이 속초시의 미래 발전을 위해서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또 한 편으로는 속초시민들이 이 사업에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가 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걱정도 들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시와 용역업체가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서 홍보를 하고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100명의 시민참여단을 1차 공고에서 채우지 못하고 연장모집 공고까지 낸 후에야 어렵게 시민참여단을 구성하였다는 사실은 속초시민으로서 매우 부끄럽게 생각해야 할 일이다. 더 나아가 ‘속초비전 2035’라는 단어를 알고 있는 시민은 얼마나 되는지도 매우 염려스럽다. 우리는 흔히 어떤 결과가 자신의 생각과 다르게 나왔을 때, 정작 그 결과가 나올 때 까지 있었던 과정에는 전혀 참여하지 않은 자신의 무관심을 반성하지 않고 그 결과를 가지고 이러쿵저러쿵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가 교육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관내 4개 중학교의 남녀 공학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그런 것이다. 1차 설문과정이나 시민 설명회에는 전혀 관심도 없고 참가도 하지 않다가 결과 발표가 나온 후에야, 그 결과가 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여러가지 불만들을 쏟아내는 경우를 자주 겪어야 했다. 그런 경우 처음부터 과정과 결과도 출의 의미를 몇 번이고 설명하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현재 속초양양교육지원청에서는 남부권 중학교 대체이전에 관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4월 현재 북부권 4개 중학교 중 1개를 남부로 이전한다면 어느 중학교를 옮겨 가는 것이 가장 적합한지를 묻는 설문조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이제 설문 조사가 끝나면 그 설문 조사 결과를 토대로 시민 공청회가 실시될 예정이다. 그런데 의외로 일반 시민들중 상당수가 그러한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다. 그리고 그런 시민들중 대다수가 처음으로 보이는 반응은 ‘홍보를 제대로 못한 것 아니냐?’ 라는 것이다.
위의 두가지 사례 ‘속초비전 2035’나 ‘남부권 중학교 대체이전’과 같이 지역의 큰 이슈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처음 듣는 소리라고 한다면, 이는 홍보 부족이 아니라 여러분의 관심의 부족이다. 위 두 가지 프로젝트 사업은 속초시청과 속초양양육지원청 홈페이지에도 공지되었고, 지역신문인 <설악신문>과 <강원일보>, <강원도민일보>에 모두 보도되었던 사항들이다. 남을 탓하기 전에 자신의 무관심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자. 여러분은 관내 여러 기관의 홈페이지 공지 사항을 일주일에 몇 번이나 들어 가보는지? 지역신문인 설악신문과 강원일보, 강원도민일보의 지역 기사를 얼마나 꼼꼼히 챙겨 보는지? 그리고 그 현안 사업에 대한 해결 방안이 무엇인지 자신의 의견을 정리해 본 적은 몇 번이나 되는지? 지금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이제 지방선거의 공천 작업이 거의 끝나고 본격적인 선거 홍보가 시작되는 시기가 됐다. 이제 제발 올바른 관심을 갖는 속초시민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 카더라’라는 마타도어에 관심을 갖지 말고 내가 살고 있는 고장의 20년 후 미래비전을 누가 가장 핵심적인 공약으로 걸고 가장 잘 추진 할 수 있는지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긍정적 관심은 미래비전을 가진 사람들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어떤 결과를 놓고 나중에 불평을 일삼는 일은 분열과 갈등만을 조장할 뿐, 세상을 바꿀 수는 없다. 이번 지방선거는 내가 살고 있는 고장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가장 소중한 기회이다. 그 기회를 살리는 것은 우리의 관심과 동참뿐이다.
김종헌
시인·설악문우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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