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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관련 독서, 어떻게 할 것인가
등록날짜 [ 2018년04월16일 11시30분 ]

나는 온라인상의 입시 커뮤니티에서 활동하고 있다. 밴드에서 입시 관련 1위를 놓치지 않는 모임이다. 그러다 보니 전국적으로 어떤 일들이 학교에서 생기고 있는지, 요즘 부모님들이 고민하는 내용이 무엇인지를 조금은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다. 물론 화두는 ‘학생부 종합전형 어떻게 대비할까’에 관한 것들이다. 그런데 최근 ‘우리 아이의 진로가 00입니다. 관련 도서 추천 부탁드립니다’는 글이 자주 보인다. 1회차 고사를 앞두고 수행평가 시즌인가 싶다. 속초도 예외는 아니다. 지역 내 고교생들은 5권의 책을 읽고 독후기록을 제출하는 과제를 안았다. 그래서 ‘어떤 책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의 이해를 돕기 위한 글을 준비했다.

고 1에게 ‘재밌는’ 책 추천
독서의 원인은 ‘호기심’이어야 하고, 독서의 방법은 ‘사유를 통한 추론’이어야 하며, 독서의 결과는 ‘내적·지적 성장’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아이들에게 추천하는 책은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을 듯한 것들이고, 내 속내는 ‘이 책에서 네가 흥미를 가질만한 소재를 발견하면 그 분야로 좀 더 빠져들어 봐~’이다. 그래서 고 1에게 추천하는 책은 언제나 ‘재밌는’ 부류이다. 적당히 어려운, 그리고 흥미를 자극할 만한 것들이다.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대학이 선발하고자 하는 학생의 핵심 소양이 바로 ‘지적 호기심을 갖고 자기 주도적 학습을 하는 힘’이다. 이 능력은 독서를 통해 표현하기 좋다. 물론 교과서에서도 문제집에서도 인강에서도 궁금한 것은 생길 수 있다. 생겨야만 한다. 그리고 교과서에 나오지 않은 내용들을 더 찾아보기 위한 독서가 바람직하다. 하지만 학업에 호기심이 없는 학생이라면? 그런 경우에도 재밌게 책읽기를 권한다.
만약 책 읽는 것조차도 싫다면? 그럼 영화를 권한다. 영화는 책에 비해 손쉽게 몰입할 수 있는 장치를 여기저기 마련해 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민을 통해 내 것으로 만들 시간을 주지 않아서 일반적으로는 권하지 않는다. 영화는 가급적 두 명 이상이 함께 보고, 시청 후에는 영화를 주제로 대화해보길 권한다. 그렇게 대화를 하며 자연스레 생긴 문제의식을 독서로 전환해서 가벼운 책부터 읽어 가면 된다.
독서로 시작해도 둘 이상이 함께 읽는 것이 좋다. 혼자는 외롭다. 완주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부모와 같이 읽거나 아니면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학생들을 묶어서 읽도록 하고 독서 후에는 치열한 토론이 아니더라도 소소한 대화라도 하는 것이 좋다. 어떻게든 얘기를 하다보면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

고2까지는 깊이보다 넓이를
또 하나 하고 싶은 말은 ‘학과와 연관된 독서가 가능한 지?’에 관해서이다. 사실 선후가 바뀌지 않았나 싶다. 학과를 정하고 독서목록을 찾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읽다보니 점점 범위가 좁혀지고 그 수렴점에 학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초중등 과정에서 확고한 희망 진로가 정해졌다 해도 고등학생의 독서는 성장의 발판을 위한 것이니 고2까지는 깊이보다 넓이를 추구하는 것도 좋다. 물리학도는 물리책만 읽고 국문학도는 문학책만 읽는 것이 성장의 길은 아닐 거다.
수학자 페렐만은 위상수학의 난제를 미적분학을 이용해서 풀어냈다는 기사가 생각난다.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는 학생들의 공통점이 있다. 마치 페렐만처럼 생각지도 않았던 분야들을 연관 짓는 과정이 바로 그것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보고 철학과를 지원한 학생은 ‘기(氣)’에 대한 소논문을 작성했고, 물리학과에 지원한 학생은 압력차에 의한 대기의 이동에서 공기의 밀도가 빛의 흐름을 왜곡시킬 수 있을 지에 대한 소논문을 작성했다. 같은 현상을 보아도 관심사에 따라 생각의 방향이 달라진다.
마지막으로 독서가 대체 왜 중요한 지에 대해 이야기 하겠다. 우린 국어시간에 이렇게 배운다. ‘간접 경험으로써의 독서. 글을 통해 만나는 세계적인 석학들.’ 맞다. 그래서 중요하다. 더더욱 우리 지역의 학생들은 다양한 경험을 하기 어렵다. 그래서 미디어를 통한 만남이 다른 어느 지역 보다 중요하다. 유튜브를 통해서 바다 건너 문물을 접한다. 온라인 강의로 대학 수업을 미리 만난다. 그 모든 과정에서 생기는 다양한 호기심을 해결할 방법은 독서뿐이다.
이렇게나 넓게 열린 세상에서 우리 손에 쥐어진 훌륭한 도구를 슬기롭게 사용하기 위해서도 독서는 정말 중요하다. 지역 내 많은 학생들이 현명한 판단을 해서 다채로운 삶의 길잡이인 독서와 가까워지기를 희망한다.
김세형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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