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는 지난해 11월 4일 이후 지속된 겨울가뭄으로 주상수원인 쌍천은 이미 바닥이 드러나 그 동안 비상급수 상황체제에 돌입하여 정상적인 수돗물 공급을 위해 각고의 자구책 노력과 전시민의 절수운동 동참에도 불구하고 비가 내리지 않은지 94일째 되는 2월 6일부터 불가피하게 제한급수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속초시의 제한급수는 이번만이 아니다. 가뭄이 극심했던 해는 어김없이 제한급수가 논의되었고, 1995년 이후 7회에 걸쳐 제한급수를 시행한 사례가 있다.
최근 들어 제한급수 사례의 빈도가 잦다. 이는 지구 온난화와 이상기후 발생 등으로 물 부족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심각한 물부족 사태는 비단 속초시만이 아닌 삼척시 하장면 일대, 경남 양산시·밀양시·창녕군, 경북 포항시·경주시, 전남 완도군·신안군, 경기 가평군, 인천·대구광역시 등 전국 자치단체로 점차 확산되어 가고 있다.
2011년 정부는 노후 수도관 개선, 절수기 의무사용, 중수도 사용 등의 조치를 해도 여전히 4억3천톤의 물이 부족하다고 전망하였다. 즉, 현행 상수도를 관리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안정적 수돗물 공급을 위해 펼치는 정책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인근 자치단체간의 물 부존량의 격차도 심화되어 가고 있다. 정부에서도 수계간 물이동 및 수원 연계방안으로 광역상수도사업을 추진하였으나, 일차적으로 자치단체간 협의 전제가 있음으로 인해 지역간 민-민 갈등의 주된 원인으로 발생하고 있다.
더욱이 앞으로도 겨울가뭄과 사회 전반의 근간인 물의 부족 사태는 지속될 것이고 국민들의 시름은 깊어만 갈 것이다. 원수확보를 위한 자치단체별 노력에도 열악한 지방재정 여건 등으로 인해 한계점이 있다. 정부에서는 노후관로 현대화사업 등에 대해 군단위 지역을 우선 지원 후 2020년이 되어야 시단위 지역을 지원한다는 정책방침을 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신규사업에 대한 국비 지원도 지양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속초시가 중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해수담수화 설치사업, 상수도관망 최적화시스템 구축사업, 소규모 식수전용 저수지 건설 등을 비롯해 인근 자치단체와 연계한 비상취수시설 설치 등을 통한 부족한 물 문제를 해소해 나가는데 녹록치만 않은 것이 현실이다.
또한, 지난해 3월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하루 물사용량은 280ℓ이나, 속초시의 경우 440ℓ로 우리나라 일평균을 훨씬 상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원인은 인구 8만2천명의 속초시가 2015년 1,300만명에 이어 지난해 관광객 1,700만명 돌파와 함께 4년 후인 2020년에는 연 2,000만명 시대가 도래하는 등 전국민 관광휴양지로서의 역할에 기인된 것으로 국민이 어느 곳에 있으나 물 부족에 시달려서는 안 될 것이다.
현재 극심한 가뭄으로 식수난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를 맞아 정부에서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2018년 가뭄종합대책’을 마련하고 물관리 일원화 등을 논의하고 있다.
현행 ‘수도법’ 상 지방상수도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수도사업자로 돼 있어 한계가 있다. 차제에 ‘전기사업법’에서 국가에게 공공재인 전력의 안정적 수급의 책무를 규정하고 있듯이 진정한 물 복지가 실현되려면 관계법령을 정비하여 지방자치단체 보다는 국가가 일원화·통합관리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물은 인간과 자연의 생명이자 생존의 대상이다. 최근 국회에서 개최된 한 토론회에서 ‘보고싶은 자식도, 손주도 물 없어 못 부른다’고 호소한 모 지역주민들의 고통을 벗어나게 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이다.
이병선
속초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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