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싣는 순서 -
1. 속초 남부권 중학교 신설 요구 높아
2. 북부권 중학교 통학 현장에서 부는
새바람
3. 인구 밀집으로 중학교 신설 요구 컸던
강릉시 남부권 사례
4. 지역정치권 주축으로 중학교 유치에
적극적인 춘천시 퇴계·석사 사례
5. 교육부 신설불허에도 지방교육기관이
주축 된 제주시 서부지역 사례
6. 속초 남부권 최대 현안사업, 중학교
신설 해결 방안
중학교 신설과 관련해 지난 26~27일 이틀간 방문한 춘천시 퇴계·석사지역은 이전에 다뤘던 속초 조양동과 강릉 성덕동과는 사뭇 달랐다.
대단위 아파트 건설로 인구는 계속 늘고 있지만, 정작 중학교는 없어 아이들이 원거리 통학에 나서는 상황은 3개 도시가 비슷했다. 이에 지역사회와 학부모들이 주축이 돼 교육당국에 중학교 신설 등의 문제제기에 나서는 것도 거의 닮은꼴이다.
하지만 춘천 퇴계·석사지역은 지역사회와 함께 지역정치권이 문제해결을 위해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지역정치권이 정면에 나선 것은 아마도 교육당국이 중학교 신설을 요구하는 지역사회의 의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는 불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퇴계·석사지역 중학교 신설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던 강원도교육청이 올 연말에 중학교 신설 계획을 중앙투자심사위원회에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지역정치권이 정면에 나서면서 어느 정도 성과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속초 조양지역은 도교육청의 올 연말 중앙투자심사위 신청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이에 퇴계·석사지역의 사례가 속초 지역사회에 던지는 의미가 크다.
■인구 늘면서 학생들 원거리 통학
지역정치권이 퇴계·석사지역 중학교 신설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연말부터다. 춘천시의회 이상민 의원이 시의회 정례회에서 5분 발언을 통해 퇴계·석사동 중학교 신설을 공식 요구하면서 불붙기 시작했다.
퇴계동이 지역구인 이 의원은 더 이상 학생들의 원거리 통학 불편을 지켜볼 수 없다는 생각에 이 문제를 공식 제기했다. 여기에는 오는 2019년 퇴계동에 들어설 예정인 3,000세대 규모의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큰 영향을 미쳤다.
퇴계·석사동의 인구는 8만5,000여명으로 춘천 인구의 3분의 1이 거주하는 최대 인구 밀집지역이다. 하지만 중학교는 대룡중과 우석중 등 단 2곳뿐이다.
이렇다보니 이 지역 중학생의 30%인 1,300여명은 원거리에 위치한 중학교를 다니고 있는 실정이다.
한 학부모는 “딸아이가 집에서 멀리 떨어진 학교로 통학하고 있는데 시내버스를 1~2번은 갈아타야 돼 학교까지 1시간이 걸린다”며 “어쩔 수 없이 매일 아침 자가용으로 등교시키고 있는데 매우 힘들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오는 2019년 3000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입주하면 원거리 통학생이 지금의 1,300명에서 400명이 더 늘어난다.
이상민 의원은 “지금도 우리 아이들이 등하교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2019년 3,000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서면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며 “3년 후를 대비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의 문제제기 후 김진태 국회의원이 중학교 신설을 지난 총선 때 공약으로 내세웠고, 다른 도·시의원들도 가세해 도교육청에 “춘천 전체 인구의 30%가 사는 지역에 중학교가 2곳밖에 없어, 학생들이 먼 곳의 학교를 다녀야 하는 불편을 겪는다”며 학교 신설을 촉구했다.
지역정치권은 중학교 신설을 촉구하는 학부모 6,000명의 서명부를 도교육청에 전달하기도 했다.
■“중학교 신설에 미온적 대처”
이상민 의원은 중학교 신설에 미온적인 교육당국의 태도에 불만을 나타냈다. 대표적인 예로 도교육청이 중학교 신설을 위한 중앙투융자심사 신청을 하지 않은 것을 꼽았다.
이 의원은 “도교육청이 올 초 학교 신설을 위한 중앙투융자심사를 받겠다고 했는데 지난 4월에 이어 8월에도 받지 않아 깜짝 놀랐다”며 “전반적인 학생 수 감소 속에 학교 신설 계획을 교육부에 올려도 어려울 것이라고 지레짐작하고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어 “교육당국의 논리대로라면, 저출산 시대에 중학생 수가 느는 것이 어디 있겠느냐”며 “이런 논리라면 중학교 신설은 아예 꿈도 못 꾼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도 중학교를 신설하는 곳이 있다”며 교육당국의 사고전환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도교육청이 학교 신설이 안 되면 차선책으로 학급 증설을 검토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최선의 방법이 아니다”며 “도교육청은 학교 신설에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의 중앙투융자심사 신청 포기에 지역정치권에 이어 지역사회단체까지 반발하면서 도교육청은 올 연말 퇴계·석사지역에 한해 중학교 신설을 위한 중앙투융자심사를 신청하기로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최근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중학교 신설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춘천시 퇴계·석사 지구 모습.
춘천시의회 전경.
■이상민 춘천시의원
“왜 중학교 신설이 필요한지 용역보고서 필요”
이상민 시의원은 “중학교 신설을 위해 전국의 사례를 살펴보니 속초 조양지구에도 똑 같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속초지역도 중앙투융자심사 전에 반드시 용역보고서를 먼저 챙겨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의원은 “용역보고서에는 최근 학생 수 변화 추이와 인구 변동 추이 등이 담기는데 이는 왜 이 지역에 학교 신설이 필요한지를 교육당국에 요구할 수 있기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이 의원은 “교육부가 학생 수 감소에 따른 학교 총량제를 근거로 학교 신설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조양지구에 왜 중학교 신설이 필요한지에 대한 용역보고서가 반드시 만들어져야 한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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