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열흘 있으면 13년간 영업해왔던 속초해수욕장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많이 아쉽네요.”
지난 16일 오후 만난 송세윤(59) 조도횟집 대표는 이달 말에는 속초해수욕장 영구상가를 떠나야 한다며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 13년간 속초해수욕장 입구에서 횟집을 운영하며 해수욕장의 많은 변화를 주도해 왔던 그는 그동안 많은 애환이 남아 있는 곳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지난 2004년 동해안에서 처음으로 군부대 철조망이 철거되고 24시간 전면 개방으로 속초해수욕장이 지금의 사계절 관광지 모습을 갖추게 된 데에는 송 대표를 비롯해 5명의 영구상가 상인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이는 인근 외옹치 해수욕장은 물론 청호동 해안도로 철조망, 더 나아가 동해안 군부대 철조망 철거의 신호탄이 되기도 했다. 군부대 철조망이 철거되던 2004년 35만명에 불과하던 속초해수욕장 관광객이 현재는 350만명으로 10배 정도 늘어났다는 것이 송 대표의 설명이다.
송 대표는 속초해수욕장 영구상가 운영방침 변경 사실을 임대만료(3월 31일)를 불과 한 달 보름 정도 남겨 놓고 들을 수 있었다며 강한 불만감을 나타냈다. 평상시에는 보통 임대만료를 두 달 앞둔 1월에 임대사업자 공개입찰이 이뤄졌지만, 올해는 아무런 소식이 없다가 2월 시에 간담회를 요구하고 나서야 이 같은 변경사실을 통보받았다는 것이다.
송 대표는 자신은 말할 것도 없이 이곳에서 25년, 심지어 35년 넘게 장사해온 상인들이 여기를 떠나서 살 수 있을지 불안해하고 있다고 했다.
송 대표는 “임대종료는 통상적으로 임대만료일을 5~6개월 앞두고 통보하는 것이 관례인데 하물며 행정기관이 한 달 보름 정도 앞두고 그것도 상인들이 확인을 요청하고 나서야 해주는 것이 말이 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구상가 상인들은 임대만료일(3월 31일)까지 점포를 비워달라는 시의 방침에 불복해 피서철인 8월말까지 장사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법원에 제소 전 화해를 신청, 속초시가 이를 받아들여 이달 말에 떠나게 됐다.
송 대표는 “이제 어쩔 수 없이 떠나야 하지만, 영구상가가 없어질 경우 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간단한 음료수를 사기 위해 고속터미널까지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며 “비록 몸은 떠나지만 우리 상인들의 노력이 깃든 속초해수욕장을 시가 제대로 관리하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영구상가를 행정지원센터 및 수상안전센터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명진 기자
이달말에 속초해수욕장을 떠나는 송세윤 조도횟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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