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이 주관하는 ‘송지호 관광지 명소화를 위한 주민대표·환경보존단체 간담회’가 지난 19일 죽왕면행정복지센터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함명준 군수와 군 실무진, 오봉리·오호리·인정리 이장, 죽왕면번영회 관계자, 속초고성양양환경운동연합 관계자들이 참여해 송지호 개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함 군수는 간담회의 사회를 직접 맡아 “주민 소득 증대와 자연환경 보전 문제를 둘러싸고 의견 충돌이 있기 전에 조율하자”고 제안했다.
송지호 명소화를 위한 경관자원사업은 총 6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송지호에 출렁다리와 카페 등을 개설하는 사업으로 이날 간담회에서는 출렁다리 개설이 주된 쟁점이 됐다.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선 이열호 환경연합 공동대표는 “송지호 관광 명소화에는 동의하나 중요한 것은 명소화를 어떻게 하느냐이다”라면서 “진정한 명소화를 위해 훼손된 것들을 복구해 자연성 회복을 추구함으로써 송지호를 걷고 싶은 길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곽상규 죽왕면번영회장은 “송지호에 출렁다리를 놓으면 주민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라면서 “이 사업이 성공하면 연간 100만 명이 송지호를 찾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죽왕면의 한 주민은 카페와 출렁다리 조성에 찬성 견해를 밝히며 “송지호 개발을 주민소득과 연계하려면 출렁다리를 다른 곳보다 더 볼품 있게 만들고 송호정을 정비해야 한다”고 했다.
죽왕면의 다른 주민은 전국에 출렁다리가 많이 개설되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면서 “사람들은 풍경을 보러 오지 출렁다리를 보러 오는 것은 아니기에 송지호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지켜야 한다”고 했다. 이 주민은 “송지호가 걷기 좋은 곳이 되기 위해서는 나무를 더 많이 심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환경연합의 한 활동가는 “다른 지역에서는 출렁다리가 생긴 초기에 사람들이 이를 보러 가다가 이제는 방문자가 줄었다”면서 “출렁다리 개설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경현 이장단협의회장은 “출렁다리는 사람들이 호수를 가로질러 아름다운 송호정에 쉽게 다녀올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카페는 오염수 배출 문제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세준 오봉1리 이장은 “송지호 명소화 전에 송지호 정화사업을 우선시해야 한다”면서 “카페와 출렁다리를 개설하는 것도 좋지만 송지호를 옛것 그대로, 자연 그대로 보전해야 한다”고 했다.
장석근 환경연합 공동대표는 “송지호를 개발하기 전에 송지호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문헌 조사로는 부족하고 사계절에 걸쳐 꼼꼼한 현장 실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장 대표는 “송지호 개발에 반대하지 않으나 개발의 방향이 중요하다”면서 “지역경제를 살리고 자연을 보전하는 개발이 가능하다”고 했다. 장 대표는 송지호 개발의 구체적인 방안으로 △물새 등을 고려한 출렁다리 방향 조정 △송지호 관망타워 옆으로 카페 위치 변경 △생태교육센터 개설 △지역생산품 판매장 설치 △송지호 물새 모델의 상품 제작·판매 등을 제시했다.
김용학 군의원은 간담회 마무리에 앞서 “송지호 개발은 주민의 숙원사업이기에 환경단체와 이 사업을 잘 조율해갈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함 군수는 간담회를 마무리하며 “원주환경청과의 협의도 이 사업 앞에 놓인 큰 산”이라고 짚으며 “이번 논의를 시작으로 송지호가 가진 가치를 보존하고 동시에 우리의 삶이 윤택해질 수 있도록 다각도로 검토하자”고 했다.
이광호 기자 campin@hanmail.net
지난 19일 죽왕면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송지호 관광지 명소화를 위한 주민대표·환경보존단체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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