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의 정치와 경제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미하고 어려운 실정에 처해있다. 코로나19 난국 극복을 위해 국민 모두가 고통 분담에 동참하고 있지만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그 어느 것 하나 온전한 분야가 없는 지극히 불안하고 불투명한 게 현 시국이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우리 지방정부의 모든 공직자들의 올바른 마음가짐이 더욱 절실히 요청된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35여년간의 짧지 않은 공직 생활을 통하여 나름대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는 삶을 살려고 노력했지만, 뒤돌아보면 많은 아쉬움과 부족함이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공직자로서의 보람을 잃지 않는 까닭은 바로 긍지와 자존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것은 바로 책임으로 이어진다. 자기 스스로를 존중하고 귀히 여긴다면 자신이 하는 일에 어찌 소홀함이 있으며 무책임할 수 있겠는가? 끓임 없이 공직자들의 의식개혁을 외치고 지금도 공직기강 확립을 부르짖고 있지만, 이러한 의식개혁이 공염불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먼저 공직자 스스로 반성하고 지키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되는 것이다. 비단 공직자뿐만 아니라 주민 역시 민주시민으로서 성숙된 시민의식을 함양하고 의식개혁에 동참해 나가야 하리라 본다.
공직을 떠나 사회 관변 봉사단체장의 입장에서 공직자들을 바라본 느낌을 몇 자 적고자 한다. 공직자는 먼저 무엇보다 확고한 신념과 투철한 책임의식이 필요하다고 본다. 집행기관에 대한 의결기관(의원들)의 시정질문에 대하여 “소신과 책임의식을 가지고 답변을 하는 공직자가 과연 얼마나 되는가?”라는 질문에 나는 회의적인 생각을 갖게 된다. 적당히 임기응변으로 그 순간만 모면하고자 하는 책임 회피적인 자세를 버리고 자기가 맡은 임무에 대하여 끝까지 책임을 지고 최선을 다하는 공직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예산안을 설명함에 있어 의결기관인의 질문에 적당하게 답하여 예산만 성사시키려는 자세는 지양하고, 불명확한 예산에 대하여는 의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명확하고 확실한 답변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민선지방자치 7기를 보내면서 그 동안의 활동과 능력을 토대로 다시 한번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도약을 준비해야 할 때다. 의회는 집행부를 견제만 할 것이 아니고 모든 일을 원만히 이룰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하고 주민의 불편사항을 다 함께 논의하는 협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집행부는 행정편의 주의, 비밀주의, 자기방어적 태도에서 벗어나 의회를 통하여 주민의 의사를 수렴하는 올바른 인식의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도약을 준비하고 무엇인가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계화, 정보화, 지방화 시대에 지방자치도 경쟁에 이기기 위해서는 이에 걸맞게 군살을 빼는 행정체계와 지역 간 균형 조건이 필요한 것이다. 모든 일들을 완급을 가려 하나하나 차근차근 다듬는다면 반드시 좋은 결실을 맺게 될 것으로 확신하는 바이다.
장세호
전 속초시 지방행정 동우회장·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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