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지역자율방재단이 시청 뒷산 중앙동 달동네 재개발정비사업지역에서 매일 순찰활동을 벌여 인근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곳은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앞두고 빈집이 많아 화재 발생과 각종 안전사고 위험이 높은 곳이다.
지난 3일 오전 10시 30분이 가까워지자 녹색 자원봉사자 조끼를 입은 방재단원들이 하나둘 시청 뒷산 주차장 부지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아침 일찍 속초관광수산시장과 엑스포 공원 등지에서의 방역활동을 마친 방재단원들이 주택재개발정비사업으로 빈집이 많은 금호동 8·9통 일대를 순찰하기 위해 모여든 것이다.
속초지역자율방재단은 코로나19 국내 첫 환자가 발생한 직후인 지난해 1월 말부터 속초관광수산시장을 비롯한 속초 전역에서 16개월째 방역활동을 펼쳐오고 있으며, 이외 태풍피해 복구 현장 등 각종 재난·봉사현장에서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약속 시간인 10시 30분이 되자, 먼저 4~5명의 단원이 각자 손에 경광등을 들고 좁은 골목길을 따라 순찰을 돌기 시작했다.
방재단원들은 리어카 하나 간신히 다닐 수 있는 좁은 골목길을 따라 내려가며 대문이 제대로 잠겨 있는지 꼼꼼히 확인하는 등 ‘달동네 안전 파수꾼’의 역할을 수행했다.
방재단원들의 발걸음은 흉가로 변해버린 빈집에서 멈춰 섰다. 이어 혹시 사람이 자고 간 흔적이 있는지, 술병과 같은 물건은 없는지 등을 일일이 확인했다. 빈집에 사람이 자고 간 흔적이 있거나 술병 등이 있을 경우 대부분 노숙자들이 잠자리로 이용한 것인데, 자칫 화재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철저한 관리를 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월 2일 오후 4시 46분경, 중앙동 주택재개발정비사업부지 내 빈집에서 화재가 발생해 뒷집으로까지 불이 번지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었다. 당시 불은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에서 발생해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 사건 이후 속초시에서 자율방재단에 취약지역 안전순찰을 요청해 지난 3월 18일부터 주간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순찰이 이뤄지고 있다. 야간 시간대에는 속초시자율방범연합회에서 순찰을 돌고 있다.
이날 순찰에서 별다른 특이사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자 방재단원들은 긴장의 끈을 풀고 안도했다.
이재현(72) 자율방재단원은 “골목에 빈집들이 많다 보니 혹시 노숙자들의 잠자리로 이용될 수 있어 더욱 신경을 쓰며 순찰을 돌고 있다”며 “동네 주민들과 어르신들이 안심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재성 해당 마을 통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빈집에서 화재가 잇따라 발생해 주민들이 다소 불안해하고 있다”며 “아무래도 방재단원들이 순찰을 돌면 외부인들이 함부로 빈집에 접근할 수 없어, 동네 주민들과 어르신들이 시름을 덜고 있다”고 했다.
최승석 자율방재단장은 “매일 아침마다 속초 전역에서 코로나19 방역활동을 펼치는 것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 방역활동이 끝나자마자 다시 중앙동 달동네에서 순찰활동을 하는 우리 단원들을 보면 항상 감사한 마음뿐”이라며 “철저한 순찰활동을 통해 주민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속초시지역자율방재단이 지난 3일 오전 빈집이 많은 시청 뒷산 중앙동 달동네에서 순찰활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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