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 가진리 주민들이 최근 들어 가진리에서 추진 중인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사업에 대해 반대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있다.
현재 죽왕면 가진리 고성군공설묘원 인근에서 고성그린에너지(주)가 추진하는 수소연료발전소는 작년 11월 말에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발전사업허가를 받았으며, 허가용량은 19.8MW이고 내년 4월 상업 운전을 예정하고 있다.
작년 10월 이 사업에 대해 고성군이 주관하는 가진리 주민설명회가 열렸을 때만 해도 반대 의견이 두드러지지 않았으나, 올해 들어 반대 의견을 보이는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활동에 나서면서 가진리 주민 중 적지 않은 이들이 이 사업의 추진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나타내고 있다. 고성군은 직접적인 사업 주체가 아니나 수소연료발전소 건립을 위한 군유지 교환과 개발행위허가 등을 담당하고 있어 사업추진에 군의 역할이 큰 상황이다.
■발전 장비·기술 놓고 논란=수소연료전지발전소 가진주민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최근 현수막을 내걸고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 반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비대위는 가진리 수소연료전지발전소에서 사용되는 기술과 장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임진원 비대위 공동위원장은 “수소발전 중 물을 원료로 사용하는 방식은 친환경적이라고 할 수 있으나, 가진리에서 추진되는 수소연료전지발전소의 장비는 미국 블룸에너지(Bloom Energy Corporation)가 생산한 것으로 LNG가 원료이며 이 장비에 적용된 기술이 친환경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비대위는 주장의 근거로 미국의 ‘행동주의 공매도 세력’인 힌덴버그 리서치(Hindenburg Research)가 2019년 9월 17일 작성한 자료를 제시했다. ‘행동주의 공매도 세력’은 주식 공매도를 목적으로 기업의 불법행위, 분식회계 등을 폭로하는 세력이다. 임진원 비대위공동위원장은 “힌덴버그 리서치에 따르면 블룸의 장비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외에 발암물질인 벤젠 등 유해물질을 발생시키는 데다 현재 블룸에너지의 폐기물을 처리하던 업체가 폐기물의 종류를 확인하기 위한 소송을 블룸에너지를 상대로 진행하고 있어 블룸 장비의 위험성이 의심된다”고 했다. 임 위원장은 “이전에 블룸 장비에 대해 국내 기관의 검증이 없었기에 지금이라도 공신력 있는 국내 기관을 통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고성군은 가진리 수소연료발전소 건립사업의 안전성과 환경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발전사업 허가 전에 고성군이 산자부에 제출한 검토 의견에는 “수소연료발전 시 수소를 저장하는 방식이 아니므로 폭발 위험성이 없고 산소공급을 위한 물 분해 시 고온수가 발생하나, 발전소 건립 계획상 제3세대 연료전지로 물, 열을 회수해 계획의 안정성이 확인된다”고 돼 있다. 또한, 군은 가진리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 계획에 대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매우 적고, 기타 유해물질(황산화물, 산화질소, 일산화탄소, 미세먼지 등)도 발생하나 소량으로 환경적 피해는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사업을 추진하는 고성그린에너지(주)의 관계자는 “발전 장비는 SK에코플랜트(구 SK건설)가 수입하는 것으로 장비에 문제가 있다면 SK에코플랜트가 막대한 금액을 들여 블룸의 장비를 수입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반대 주민들 바다 오염 등 걱정=비대위에 따르면 현재 비대위에 동조하는 가진리 주민은 90명 정도이고 인근 주민까지 합치면 120명 정도가 가진리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 지난 26일 가진리에서 만난 주민 대부분은 이 사업에 적극적인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노령의 한 여성에게 수소발전소 건립에 관해 묻자 단호한 어조로 “사업에 대해 절대적으로 반대한다”고 했다. 수산업에 종사하는 한 70대 여성은 “수소발전소가 들어서면 바다가 오염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했다. 또 다른 고령의 여성은 “수소발전에 어떤 위험성이 있는지 잘 알진 못하지만, 마을의 젊은이들이 제대로 알아보고 수소발전소를 반대하는 것 같아 얼마 전 사업 반대 서명을 했다”고 얘기했다.
직접 만난 가진리 주민 중 대부분은 고성군공설묘원과 폐기물처리시설을 언급하며 군에 대해 피해의식을 드러냈다. 주민들은 “가진리에 있는 공설묘원은 혐오시설이고 향목리의 폐기물처리시설은 오염된 물로 가진리에 피해를 주는데 또 무언가를 한다고 하니 화가 난다”고 했다.
이광호 기자 campin@hanmail.net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가진주민비상대책위원회가 간성읍(위)과 죽왕면에 내건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 반대 현수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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