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속화철도 속초 구간(제8공구) 노선과 역사의 (반)지하화와 관련한 지역사회의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속초시가 지난 8일 주민 여론 수렴 결과를 토대로 국회와 정부 등에 노선과 역사의 (반)지하화를 요구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하지만 주민 여론 수렴 결과, 속초 구간 노선과 역사의 (반)지하화에 대한 찬·반 의견이 팽팽해 시가 (반)지하화를 요구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또 이번 주민 여론 수렴 과정에서 동해북부선 속초 구간의 지하화와 관련해 충분한 설명과 논의가 없었던 점도 아쉽다는 반응이 지역사회에서 나오고 있다.
■시의회 정례회서 설문조사 결과 설명=김철수 시장은 지난 8일 시의회 의원회의실에서 열린 정례위원회에서 “주민 여론 수렴에서 (반)지하화 추진에 동의한 49.3%의 시민 의견과 철도 관련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속초 구간 노선과 역사의 지하화 또는 반지하화 추진을 기본설계 준비단계인 지금부터 국회와 정부 등을 상대로 강력히 요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이어 “이와 관련한 시의회의 의견을 듣고 통일된 속초시 요구안을 조속히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시는 이날 지난달 10~26일 온라인 및 오프라인으로 진행된 양대 철도(동서고속철 · 동해북부선) 노선 및 역사 건설 방안과 관련한 주민 설문조사에서 유효 응답자 3,731명 가운데 49.3%인 1,839명이 (반)지하화를 선택했고, 지상 건설 찬성은 1,829명(49%), 기타는 63명(1.7%)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반)지하화 선택 이유(복수 선택 포함)로는 △조망권 및 도시·자연경관 훼손(51.1%) △정주생활권·도시개발권 단축(30.5%) △핵심 토지이용률 저하(16.7%) 등을 꼽았다. 반면 지상 건설을 찬성한 응답자(복수선택 포함)들은 △시 재정부담 증가(31`.2%) △경제성 분석 등 절차 재이행 우려(34.1%) △준공 시기 지연(31.8%)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응답률 불과 0.3% 차이인데…”=속초시가 이번 주민 여론 수렴 결과를 토대로 속초 구간 노선과 역사를 (반)지하화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과 관련해 지역사회에서는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설문 조사 결과 (반)지하화(49.3%)와 지상 건설(49%) 간의 응답률 차이가 단 0.3%에 불과한데 (반)지하화를 시의 입장으로 정리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강정호 시의원은 “주민 여론 수렴 조사에서 (반)지하화와 지상 건설 간의 응답률 차이가 0.3%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한데 (반)지하화 쪽으로 시의 입장을 정리하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며 “이럴 거라면 굳이 설문조사를 왜 했는지 납득이 안 간다”고 지적했다.
또 지하화에 대한 설명과 주민여론 수렴과정도 다소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주민은 “속초역사가 통합역사인 만큼 동서고속철 속초 구간의 지하화를 추진하려면 동해부북선 속초 구간도 지하화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있었어야 했는데, 지금까지 동서고속철에 대한 설명만 있었지 동해북부선은 거의 설명이 없었다”고 했다.
시는 지난 2월 중순에 열린 ‘2021 희망속초 미래설계 보고회’에서 동서고속철 속초 구간에 대해서만 중점 설명했을 뿐, 동해북부선 속초 구간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김철수 시장은 “이번 시민 여론 수렴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준 주민들에게 감사를 드린다”며 “시의회와의 최종 협의 후 우리 시의 단합되고 일관된 입장을 정리해 중앙부처를 상대로 우리 시의 입장이 관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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