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각 뿔 모양의 ‘테트라포드’는 파도나 해일을 막기 위해 방파제에 피복제로 설치하는 콘크리트 블록이다. 해안 침식을 막기 위해 수면 아래에 설치해 파도를 줄여 주는 잠제로 활용되기도 한다. 가지(pod)가 4개(tetra)여서 테트라포드(tetrapod)라 명칭이 붙었으며 약칭으로 ‘TTP’라고 부르기도 한다.
오랜 시간 테트라포드의 이미지는 회색의 시멘트 콘크리트로만 고정돼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안전성을 겸비한 노란, 하늘, 연두, 빨강색의 컬러 테트라포드가 시공되면서 동해안 항구와 연안이 미적으로 화려하게 변신하고 있다.
(주)금토건설(대표 김상훈)이 2018년에 특허를 낸 ‘안전컬러테트라포드’는 2019년 후반기부터 동해안 항구에 시공되기 시작해 지난해는 경주시 수렴항 파제제 축조공사(뉴딜300), 울진군 석호항 물양장 정비공사(뉴딜300), 양양군 인구항 방파제 연장공사(1, 2차), 영덕군 병곡항 방파제 보강사업 등 모두 11곳에서 시공됐다. 올해도 울진군 항구 연안재해방지 및 복구공사, 강릉시 해중 전망대 방파제, 포항시 지경항 재해복구사업 등에 납품될 예정이다.
안전컬러테트라포드의 등장은 무엇보다도 무채색 일색이었던 항구의 모습을 미관상 컬러풀하게 획기적으로 바꿔놓았다.
속초 출신인 김경성(67) 금토건설 부사장은 “어항도 이제는 회색빛 콘크리트에서 탈피해 미항으로 관광자원화하고 지역랜드마크로 구축해야 한다. 흑백TV에서 컬러TV로 바뀌었듯이 시각적으로나 미적으로도 아름답게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품이 컬러지만 도료를 칠하는 방식이 아니라 혼합 세라믹 콘크리트로 제조해 색 바램과 변색이 일어나지 않고, 지자체 및 관광지의 특성에 맞는 패턴으로 설치가 가능하다고 한다.
안전컬러테트라포드는 미관뿐 아니라 ‘안전성’도 고려해 개발된 제품이다. 기존 테트라포드는 미끄러워 발 디디기가 힘든 반면, 안전컬러테트라포드는 단턱부와 돌기 구조로 이뤄져 있어 미끄럼 방지 및 추락사고 예방과 함께 사고 시 자력탈출도 가능하다.
김 부사장은 “방파제 추락사고가 연간 80~100건이 발생하고 20여명이 사망한다”며 “안전컬러테트라포드를 개발한 동기 중 하나가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서다”고 설명했다.
업체에 따르면 이 제품은 항만 및 어항설계기준에 따른 압축강도도 검증됐고, 사용되는 혼합재의 유해성분 분석 결과 안정성도 확보됐다. 또한 기존 TTP의 유지보수 시 호환시공이 가능하고 제품 간 결속력도 우수하며 경제적으로도 기존 제품과 별 차이가 없어 제품 수요가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수중 잠제용으로 사용 시 미역 포자 등이 잘 부착돼 어민 소득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김경성 부사장은 청호초교와 속초중 출신으로 항공과학고를 졸업한 뒤 공군 항공기계공학 분야에서 34년간 재직하고 2009년 퇴직했다. 이후 영동대를 거쳐 2019년 3월부터 관동대 항공정비학과 초빙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금토건설과는 2015년 파랑의 원리를 이용해 만든 친환경 연안침식 방지 및 연안정비 제품인 ‘XA 소파블록’의 신기술 인증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연을 맺었다.
김 부사장은 해양수산부의 어촌뉴딜300사업에 선정돼 방파제 보강공사 등을 앞두고 있는 고향 속초의 장사항에도 안전컬러테트라포드가 설치되도록 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지역 출신으로서 기회가 된다면 관광체험항으로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장사항이 경관적 측면에서도 매력 있는 미항으로 도약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장재환 기자
김경성 금토건설 부사장
안전컬러테트라포드는 안전성을 위해 단턱부와 돌기 구조로 이뤄져 있다.
지난해 양양 인구항 방파제 연장사업에 시공된 안전컬러테트라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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