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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에서 한 달 살기, 고성만사성’ 참여자들 이야기 - “당장 살고 싶지만…”
“적절한 집 구하기 쉽지 않아…거주·창업 종합 지원 필요” / 고성서 마음의 평화 느껴 / 자연환경·작은 학교 매력
등록날짜 [ 2020년11월02일 16시57분 ]

‘고성에서 한 달 살기, 고성만사성’이 지난달 19일부터 죽왕면 문암진리에서 진행 중이다. 이 행사는 청년들이 짧게는 1주에서 최대 4주 동안 고성에서 거주 체험을 하는 것으로 강원도를 제외한 타 시·도 19~39세 청년들이 참여하고 있다.
고성군은 한 달 살기 참가자들에게 죽왕면 문암진리 마을 일원의 민박 숙박과 식비를 지원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이 행사의 기획(디자인)·운영사인 앤다(주)의 진행으로 로컬투어, 명상투어, 해변 요가, 창업 전문가 멘토링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30대 후반 신윤수 씨
이 행사에 참여 중인 신윤수 씨는 30대 후반으로 고성 정착을 앞두고 사전 준비를 위해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 현재 의정부에서 회사를 운영하는 그는 도시에서 나고 자랐지만 이미 10대 때부터 시골 생활을 꿈꿨다고 한다. 그가 연고 하나 없는 고성으로 이사 올 생각을 하게 된 것은 3년 전 자작도 해변을 찾았다가 고성의 매력에 빠지면서부터이다. 많은 이들이 아이들 교육 문제를 거론하며 대도시로 떠나고 있지만, 정작 그는 아이들 교육을 위해 고성으로 오려고 한다. 그는 8세, 6세 아이 둘을 키우는 학부모이다. 신 씨는 고성의 자연환경과 학생 수가 적은 고성의 작은 학교들이 매력적으로 보인다고 한다.
“많은 정보를 주입하는 식의 교육보다는 날씨가 좋으면 흙도 파고 채소도 키우는 등 여러 가지 체험을 직접 해보는 것이 더 바람직한 교육이라 생각해요. 고성에선 이런 방식의 교육이 가능할 것 같아 여기서 아이들을 키우고 싶은 생각이 큽니다.”
그는 고성으로 오기 위해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의 시스템도 상당 부분 온라인화 해놨다고 한다. 그는 집만 있으면 내일이라도 당장 내려올 생각이다. 하지만 적절한 집을 구하는 게 쉽지 않다고 얘기한다.
“귀촌을 앞두고 답답한 점은 객관적인 부동산 정보를 얻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고성군에서는 이런 점을 신경 써 주시면 좋겠네요.”
신 씨는 타 지자체에서 진행한 주거 복지 사업을 고성군이 참고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 지자체에선 오래된 다세대 주택을 임차해 수리한 후 저렴한 가격으로 청년층과 신혼부부에게 제공하는 사업을 하고 있는데 이런 방식들이 외지인의 고성 정착을 도울 수 있을 거라고 했다.
 

#30대 후반 한희석 씨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사진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한희석 씨 역시 30대 후반으로 그는 현재 고성 정착을 진지하게 고심 중인 단계이다.
한 씨는 여기서 지낸 며칠 동안 휴대전화를 거의 보지 않았다.
“여기서는 마음이 편해지네요. 마치 저 자신을 충전기에 꽂은 느낌이에요.”
고성에서 마음의 평화를 느끼는 한 씨는 고성으로 내려오고 싶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그 앞에 놓여 있다. 여기서 일하는 방식을 좀 더 구체화해야 하고 예비신부의 생업과 관련된 고민도 있다. 예비신부는 수도권에서 가게를 운영 중인데 고성으로 오려면 가게를 어떻게 할지 정해야만 한다. 그는 고성에서 콘텐츠 제작 사업을 해나갈 예정인데 고성의 해변 등에서는 기가 인터넷이 잘되지 않는 곳이 있어서 인프라 구축이 절실해 보인다고 했다.
그는 고성에 젊은이들이 많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거주부터 창업까지 종합적으로 지원해주는 제도를 마련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20대 후반 최해솔 씨
20대 후반인 최해솔 씨는 올해 해외로 유학을 가려고 했으나 코로나로 유학이 어려워지면서 다른 삶을 마주하게 됐다.
최 씨는 이전에 사회학과 대학원 재학 중 제주도에서 살아가는 청년들에 대한 논문을 쓰면서 도시를 떠난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 그래서 그는 현재 자신이 살 만한 곳을 정하기 위해 살아보고 결정하겠다는 마음으로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원래는 제주도에 가려고 생각했지만, 고성에 와보니 고성이 제주도만큼이나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고성이 제주도보다 확실히 더 좋은 점은 제주도는 배나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하지만 고성은 원하면 언제든지 차로 오갈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 와선 아침에 일찍 일어나게 됐어요. 밤에는 휘황찬란한 불빛이 없어 잘 잘 수 있고 아침에 할 일이 기대돼 잠이 잘 오네요. 서울에서는 밤에는 자기 싫고 아침에는 일어나기 싫었는데 너무 신기하네요.”
최 씨는 요즘 자전거를 타고 주변을 돌아다니는 게 좋다고 한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갑자기 바다와 산이 나타나는 일이 사소하지만, 즐거운 경험이다.
최 씨는 차가 없어 아쉬운데 고성에서 이런 청년들을 고려해 대중교통을 좀 더 편리하게 바꿔나가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공용 자전거 활성화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이번 프로그램 참여자들이 한목소리로 요청하는 사항도 있다. 참여자들은 앞으로 ‘고성 한 달 살기’ 프로그램이 더욱 활성화돼 고성 이주를 희망하는 이들에게 좋은 계기를 ‘계속’ 마련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고성만사성’을 검색하면 청년들이 한 달을 살아가는 매일의 기록을 볼 수 있다.  이광호 기자
‘고성에서 한 달 살기, 고성만사성’ 참여자 한희석·신윤수·최해솔 씨(왼쪽부터)가 공유주방 앞에서 웃고 있다.

 

이광호 (campin@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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