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지역의 D법인택시가 올해부터 전국적으로 전면 시행된 ‘전액관리제’와 관련해 노사갈등을 빚고 있다.
D법인택시와 전국민주택시노조 D택시분회(제2노조)에 따르면 이 법인택시의 제1노조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분회와 D법인택시가 지난 1월 전액관리제 시행과 관련해 합의했다.
전액관리제는 택시기사가 운송수입금 전액을 회사에 납부하고 회사로부터 월급을 받아가는 제도다. 일정액을 매일 회사에 납부하고 남는 돈을 가져가는 기존 사납금 기반의 임금 구조 대신 매달 안정적인 소득 보장으로 기사 처우를 개선해 불친절 등의 문제를 개선하는 데 목적이 있다.
하지만 전액관리제 시행과 관련해 전국 일부 법인택시에서는 업체와 기사들 간의 갈등이 발생하는 등 제도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D법인택시 노사는 지난 1월 임금협상을 통해 176여만원의 고정 급료, 월 운송수입금 기준금(400만원) 초과 납입 시 성과급 지급을 합의했다.
노사는 지난 5월 코로나19 등으로 월 운송수입금 기준금을 맞추기가 벅차다는 일부 기사들의 입장을 고려해 추가 임금협상을 통해 월 고정급료(74여만원)와 월 운송수입금 기준금(300만원)을 변경하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지난 8월 회사가 제1노조와 추가 합의한 내용을 토대로 전 기사들을 상대로 개별근로계약 체결에 나서면서 민주택시노조 분회가 반발하고 있다.
민주택시노조 분회는 “개별근로계약서에는 초과 납입금을 성과급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은 빠지고 초과 납입금을 급여와 관계없는 격려지원금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어 동의할 수 없다”며 “회사의 이런 행위는 택시기사들의 최저임금 보장을 위해 마련된 전액관리제의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민주택시노조 분회는 이어 “회사가 개별근로계약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조합원 6명의 근로시간(3.5시간)을 단축시키고 그것도 모자라 지난달 11일에는 해고를 통지했다”며 “택시기사들의 최저임금 보장을 위한 전액관리제 이행 요구가 생존권을 위협받는 해고로 이어질 사항인지 납득이 안 간다”고 했다.
분회는 “성과금을 격려지원금으로 전환하는 회사 안을 수용할 경우 퇴직금 정산과 실업급여 수령 시 상당한 손해가 발생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민주택시노조 분회는 현재 D법인택시를 속초시에 전액관리제 위반으로 고발한 상태다.
이에 대해 D법인택시는 “올해부터 전면 시행되고 있는 전액관리제가 당초 운영 취지와는 달리 제도와 현실이 엇박자를 내면서 업체와 기사들 간의 갈등만 증폭시키고 있다”며 “이런 이유로 전국 1,700여개 법인택시 중 현재 10% 정도만 전액관리제를 시행하는 등 제도에 문제가 많다”고 했다.
이어 “전액관리제 시행 이후 업체는 물론 택시기사 모두 4대 사회보험료 등의 납부 부담이 늘어나 노조와 합의해 초과 납입금의 성과금 지급을 격려지원금 지급으로 전환하기로 했다”며 “퇴직 근로자를 복직시키면 제1노조와의 노사합의 내용(개별근로계약 동의)을 따르겠다는 민주택시노조 분회의 요구를 회사가 수용하지 않자, 회사를 전액관리제 위반으로 고발했다”고 주장했다.
법인택시는 “해고 근로자 6명이 현재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한 상태여서 지방노동위의 결정에 따라 이들의 복직 여부를 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속초시는 “민주택시노조 분회가 D법인택시를 전액관리제 위반으로 진정한 만큼, 관련 법령에 따라 현지조사 및 의견 수렴 등을 거쳐 행정처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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