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을 받다. 누군가에게는 울컥 가슴이 시리기도 하고 훈훈하여 뭉클하기도 하고…. 내가 언제 돌봄을 받았던가? 결혼 후 직장생활을 계속 하던 날 친정 근처에 살게 하며 아이들도 봐주시고 살뜰히 챙겨주신 친정엄마의 돌봄을 받았던 기억, 가까운 곳에 살았던 언니가 둘째아이 입덧이 심한 날 세끼를 챙겨주며 건강하게 둘째아이를 분만하게 해주었던 돌봄 받음의 기억, 속초에 처음 이사와 친구도 없는 나에게 친구가 되어준 속초YWCA식구들… 그 따뜻한 돌봄은 나를 돌봄을 주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한동안 돌봄을 주는 사람으로 살아온 나에게 돌봄을 받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밀려왔습니다. 오랫동안 해오던 업무를 내려놓고 새로운 업무를 시작하자니 소진된 에너지가 업무에 필요한 열정과 의욕을 감당하기 어려웠습니다.
힘들 때 좋은 지인과 벗에게 돌봄을 부탁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고 가족에게도 돌봄이 필요하다고 말하기가 곤란했습니다. 그런데 용기를 내어 “나, 힘들어.” “돌봄이, 필요해.” 라고 부탁을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놀라운 돌봄들이 나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쏟아졌습니다. 응원과 지지의 메시지, 책이나 꽃 선물, 맛있는 반찬과 간식, 식사, ‘엄마는 나의 Best!!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박카스광고 문구 같은 고백까지 등등….
가을이 참 예쁘게 느껴집니다.
<11월의 욕구 단어>
▲1주차 유머 - 유머는 긴장을 완화시켜주기도 하고 창조성을 발휘하게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한 주가 길게 느껴질 때 잃었던 유머를 찾아보세요. 여러분, 많이 웃으세요. ▲2주차 배려 - ‘배려’는 무엇일까요? 배려에 대한 나 자신의 이해를 떠올려보고 나 자신을 위한 것에 귀 기울여 주는 배려를 하면 어떨까요? ▲3주차 소속감 - 소속감이 충족되지 않아서 가슴 한편이 시렸던 적 있으세요? 혹시 그 때문에 외로움을 품고 살지는 않으셨는지요? 우리 모두 각자 소속감을 충족시키면서 따뜻한 한주를 만들어 보세요. 아, 행복하네요. ▲4주차 공동체 - 우리는 모두 아름답고 따뜻한 공동체를 꿈꾸지만 ‘공동체로 살아간다는 것은 그 안의 고통과 갈등도 모두 수용하고 감내하겠다는 다짐’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공동체에 속해 있으시나요?
배영란
속초YWCA가정폭력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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