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위협 속에서 자유롭게 떠나지 못하고, 사랑하는 이들을 만나지 못해 지쳐가는 날들이 지속되고 있다. 불신과 외로움, 갑갑함과 두려움이 만연한 코로나 시대에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책이 나왔다. 남상호 강원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부산 오륙도에서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해파랑길 50개 구간을 걸으며 자아 성찰한 결과를 산문과 운문, 사진으로 엮은 이야기책 <해파랑길 몽돌소리>이다.
앞서 역사와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장소에 스토리를 입힌 인문산책시리즈 <설악인문기행 1·2> <강원의 산하, 선비와 걷다> <김시습 호탕하게 유람하다>, <관동 800리 인문기행> 등을 펴낸 도서출판 산책이 발간했다.
책에는 압축과 일탈의 뛰어난 시적 언어 효과를 활용하고자 옛 선현들의 시 34수, 현대인의 시 2수, 저자가 지은 64수 등 모두 10수를 수록했다.
저자는 발길이 닿았던 곳곳을 사진으로 남겨 생생하게 독자에게 전달한다. 그림 같은 풍경이 주는 영감 속에서 한시를 짓고, 사물을 무연하게 바라보는 자신을 성찰할 때 행복했다고 한다. 저자는 “자아성찰은 왜 해야 하는가”라고 묻고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처럼, 자기를 성찰하지 않으면 자기인식이 안 되고, 자기인식이 안 되면 자신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자신의 문제점을 알지 못하면 쉽게 독선에 빠진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인생의 주인이 누구인지 모르고 한평생 산다는 것”이라고 답한다.
설악권은 41~43코스(주문진해변-수산항), 44~45코스(수산항-장사항), 46~47코스(장사항-가진항), 47~48코스(삼포해변-거진항), 49~50코스(거진항-통일전망대)에 실렸다.
이 책은 여행 중심으로 보면 여행기가 되지만, 시 중심로 보면 한시집, 스포츠 중심으로 보면 걷기 운동 보고서, 수행 중심으로 보면 자아성찰 노트가 된다. 236쪽, 1만5,000원. 장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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