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시민을 향해 총을 겨눌 수 없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양양출신으로 당시 전남도 경찰국장으로 재직하며 신군부에 맞서 끝까지 광주시민들의 안전을 지키다 사망한 고 안병하 치안감의 평전이 출간돼 그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고 안 치안감은 1980년 5·18 광주민주화 운동 당시, 시민들을 향한 신군부의 거듭되는 발포 명령을 거부하다가 직위 해제된 뒤 보안사령부에서 고문을 당하고 그 후유증으로 1988년 10월 10일 사망했다.
이에 고 안병하 치안감 기념사업회는 당시 시위대 강경 진압을 거부한 그의 활동과 경찰의 시각에서 5·18을 조명한 <안병하 평전>을 출간해 당시의 생생한 증언과 함께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되돌아봤다.
평전의 저자는 5·18 당시 상황을 기록한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를 공동으로 집필한 이재근 작가다.
평전은 1980년 5월 17일부터 전남도청 최종 진압 작전 하루 전인 5월 26일까지 안병하 당시 도경국장의 행적을 좇아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경찰 무기 자진 회수와 소산 조치, 상부의 발포 압박 거부 등 시민생명과 안전을 최우선한다는 경찰 본분에 맞춰 옳고 그름을 판단해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 인권을 지켜낸 안 치안감의 고뇌에 찬 이야기가 생생하게 담겼다.
안 치안감은 당시 신군부의 무력진압에 맞서 항거한 시민들 편에 서서 “시위대를 강경하게 진압하지 말라” “시위 학생들에게 돌멩이를 던지지 말고 도망가는 학생들을 쫓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저자는 <안병하 평전>에서 당시 신군부의 발포 명령을 따르지 않은 안 국장의 행위를 2차 세계대전 당시 파리 주둔 독일군 사령관 디트리히 폰 콜티츠의 ‘불복종’에 비유한다. 히틀러는 독일군의 패색이 짙어지자 파리의 모든 기념물 및 주요 건물을 남김없이 폭파하라고 지시했으나, 콜티츠는 이 명령을 거부함으로써 아름다운 파리의 모습을 현재까지 보존할 수 있도록 한 인물로 기록되고 있다.
지난 18일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은 이날, 양양출신으로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의 역사적인 현장에서 애민정신으로 광주시민들과 함께하며 자신의 소신을 지켜낸 고 안병하 치안감은 다시 생생한 증언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김진하 양양군수는 “1980년 5월 광주에서 신군부의 시민 발포명령을 거부하고 많은 생명과 재산, 인권을 지켜낸 우리 양양군 출신의 고 안병하 치안감의 올곧은 신념은 오랜 외침과 일제의 부당함에 항거해왔던 양양의 역사이자 자랑스러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양양출신으로 1980년 5·18 광주민화주운동 당시 시민들을 지키고자 헌신했던 고 안병하 치안감.
최근 출간된 고 안병하 치안감 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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