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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학생들 스스로 성장하도록 지지하는 것”
교장 첫 발령 홍광표 대진초교 교장의 포부 / “현장체험학습 늘리고 방과 후 학교 내실 있게”
등록날짜 [ 2020년03월09일 12시10분 ]

‘교장 선생님’ 하면 머리가 희끗희끗한 나이 지긋한 인물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홍광표 대진초등학교 교장은 이런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다. 그는 아직도 교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처럼 젊어 보인다. 실제로 그의 나이는 51세로 교장 선생님 치고는 젊은 편이다. 홍광표 교장과 대화를 나눠보면 겉모습만이 아니라 의욕마저도 젊은 사람 못지않음을 알 수 있다. 이번에 갓 승진한 교장이니 그럴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그의 얘기를 들어보면 그의 의욕적인 모습은 그가 젊은 시절부터 다져온 교육관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다.
홍 교장은 교대를 다니던 시절 교육이란 무엇인지 근본적인 고민에 빠진 사람이었다. 가난한 농군의 아들로 성장한 그는 대학에서 자신과는 다른, 안정적인 삶을 살아온 이들을 많이 접하면서 격차를 느꼈고 자연스럽게 사회문제에 눈을 뜨게 됐다. 그러면서 그는 교육이 이런 불평등한 사회를 바꾸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으로 대학 시절을 보냈다.

서예·태권도 배워 산골 분교 아이들 가르쳐
교대를 졸업하고 그가 처음 발령받은 곳은 지금은 폐교된 산골 분교였다. 거기는 학생 수가 겨우 6명이었고, 그 아이들은 홍광표 교사가 아니고서는 교육적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없는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홍 교사는 학원에 다니며 서예와 태권도를 배워와 아이들에게 가르쳤다. 아이들에게 무언가 하나라도 더 가르치고 싶었던 그는 서예와 태권도는 배워서 바로 가르칠 수 있기에 그렇게 했다고 한다.
산골 분교로 배치된 다음해에 교육대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대학에서는 교육에 대한 고민이 컸을 뿐 체계화된 지식을 쌓는 데에는 부족했다는 생각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그런데 그가 임용 2년차에 대학원에 다니자 주위에는 젊은 교사가 벌써부터 승진에 눈이 멀어 그러는 거라고 오해한 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홍 교장은 산골 분교에서 가르치는 당시가 자신이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고 생각한다. 시골에 있었기에 유흥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아이들과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었으며, 또한 공부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홍 교장은 다른 학교에서 장애를 가진 학생들을 가르치는 기회가 있었는데, 이 역시 그가 아이들을 바라보는 관점을 다질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고 생각한다. 홍 교장은 특수교육을 공부하며 아이들이 자신에게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선물 같은 존재였다고 여기고 있다. 그는 늘 배움에 목마른 사람이었다. 대학원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도 취득했다.
교사 18년, 교육행정 7여년의 이력을 가진 홍 교장이 대진초교에 발령이 났을 때 주변 사람들 중에는 벽지에 간다고 걱정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대진초는 휴전선 이남에서 명파분교를 제외하고 최북단에 위치한 학생 수 30여명의 학교이다. 하지만 홍 교장은 이곳에 온 것이 자신이 교육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할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만들어 줄 것이라 생각한다.
“어떤 교육 전문가는 ‘교육이란 의도된 바람직한 변화’라고 얘기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바람직하다고 할 때 바람직하다는 것은 누구를 기준으로 한 것일까요? 저는 교육이란 학생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지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교사는 아이들이 스스로 자기의 길을 찾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매개, 마치 플랫폼 같은 존재가 돼야 한다고 봅니다.”

“아이들 문화예술 감수성 키워야”
홍 교장은 앞으로 대진초에서 문화예술 교육을 중시하려고 한다.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하게 될 미래 사회를 고려할 때, 아이들에게 지식을 주입하는 것보다 문화예술 감수성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에서 오케스트라나 뮤지컬도 시도해 볼 생각이다.
또 현장체험학습을 늘리고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도 내실을 다지려고 한다. 좋은 외부 인력을 섭외하는 것을 넘어 교사들이 직접 이런 교육들을 담당하는 것도 고려하는 중이고, 대학원에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한 자신이 아이들의 방과 후 수업을 담당할 생각도 하고 있다.
물론 홍광표 교장은 이와 같은 일을 하기 위해 서두르지는 않으려고 한다. 그는 학생, 학부모, 교직원들과 소통하고 의견을 반영해 천천히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사람들이 스스로 느끼고 움직이도록 리더로서 노력해보고 싶습니다. 예전에 교육행정을 담당할 때 사업을 추진하면서 일선 교사들을 믿어주니 제가 의도한 것보다 더 훌륭하게 일을 처리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앞으로 학생, 교사, 학부모를 신뢰하고 한발 한발 함께 나아가고 싶습니다.”                           
 이광호 기자 campin@hanmail.net
홍광표 대진초 교장.
 

이광호 (campin@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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